북녘 문화 공부하며 통일 준비해요

진천진보사회단체연합, 평양시민 김련희씨 초청강좌 개최

  • 입력 2018.10.19 11:56
  • 기자명 안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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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기원 기자]

진천통일문화한마당의 평양시민 김련희씨 초청강좌 참가자들이 강연이 끝난 후 힘차게 ‘평화! 통일’을 외치고 있다.
진천통일문화한마당의 평양시민 김련희씨 초청강좌 참가자들이 강연이 끝난 후 힘차게 ‘평화! 통일’을 외치고 있다.

남과 북의 정상이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지며 평화와 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충북 진천군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진천지역의 민주노총대표자협의회, 진천군농민회, 진천군여성농민회, 진천참여연대, 충북1004통일포럼 등의 단체로 구성된 ‘진천진보사회단체연합’은 10월 한 달간 북의 문화와 사회를 바로 알자는 취지로 제1회 진천통일문화한마당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이 행사의 일환으로 진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김련희씨의 ‘북의 문화와 사회 바로 알기’ 강연회가 열렸다.

자신을 ‘평양에서 온 평범한 아줌마’라고 밝힌 김련희씨는 강연 서두에서 30여 년 전 임수경 전 의원의 방북을 회상하며 “임수경씨를 보려고 평양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실제 임수경씨의 당시 사진을 보면 손목에 흰 붕대를 감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남에서 온 동포의 손 한 번 잡아보겠다고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손목 껍질이 벗겨졌던 것이다. 사람이 하도 많아 나는 먼발치에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목이 콱 막히며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가슴이 찡했다. 민족이란 게 뭔지, 가족이란 게 뭔지, 핏줄이란 게 뭔지. 그것은 그 어떤 총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감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90여분 간 진행된 강연에서 김련희씨는 북의 육아시스템과 교육체계, 의무교육을 마친 학생들의 진로결정, 직업체계, 주거문제, 의료체계에 이르기까지 북 사회의 전반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밥공장’이라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남에서는 사회주의라고 하면 일 안해도 밥을 주는 줄 아는데 공짜가 아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하루 700g의 쌀을, 일하지 않는 사람은 300g의 쌀을 주고, 그 할당량 안에서 쌀과 식권을 선택할 수 있다. 북의 가정은 90%가 맞벌이인데, 가부장제적 문화가 많이 남아있어 여성이 식사를 책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처럼 식권으로 밥공장을 자주 이용하는 가정은 ‘아~ 부부사이가 별로 안 좋구나’하고 생각하면 된다.”

김련희씨는 “남과 북은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다시 만나며 지낼 시간이 필요하다. 남북의 수많은 차이들이 나에게 더 이상 불편하지 않을 때 통일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처음 듣는 북 사회의 문화와 사회체계에 큰 호기심을 보이며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선채로 김련희씨와 대화를 나누는 등 강연은 뜨거운 호응으로 마무리 됐다.

김련희씨는 실제 북에서 나고 자란 주민으로서 건강상의 문제로 치료차 남에 왔다가 여권발급이 되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양시민 김련희 송환촉구모임’에 의하면 정부는 지난 8월 말 김련희씨에게 7년 만에 여권을 발급해줬다고 한다.

한편 진천진보사회단체연합의 진천통일문화한마당은 오는 23일 진천군 덕산면의 통일쌀경작지에서 추수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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