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고시’ 강행, 국민저항 본격

분노한 농민들, 정부청사로…청와대로…
꺼지지 않은 촛불집회 5만여명 가두시위

  • 입력 2008.06.01 22:58
  • 기자명 연승우 최병근 손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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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농림수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 정운천)가 한미쇠고기협상을 고시하자 전국 각지의 국민들이 협상무효와 고시철회를 외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농민들은 이날 고시를 막기 위해 정부과천청사에 진입을 시도했으며,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협상무효, 이명박 탄핵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시민단체들은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장관 고시 소식이 알려지자 농민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과천정부청사로 진입했다.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덕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배삼태 가톨릭농민회 회장, 장기원 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 등 4개 단체 회장단이 농식품부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가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연행 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들은 약 30분만에 석방되었으며, 이례적인 조기석방에 전농 한도숙 의장은 “예전 같으면 좀 살다가 나왔을 텐데 국민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라며 경찰을 힐난했다.

   
과천 인덕원 부근에서 풀려난 농민단체 대표들은 다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만나겠다며 청사로 진입을 시도했다.

농민단체 대표들은 한미FTA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의 바다가 되어 온 국민이 협상무효와 고시철회를 외침에도 불구하고, 단지 미국의 압력 때문에 장관고시를 하려한다”며, “광우병 쇠고기가 이 땅에 얼씬도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에는 전국 곳곳에서는 촛불집회가 열려 이명박 정부의 대책없는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면서 협상무효와 고시철회를 주장했다.

서울지역 시민 2만여명은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고시철회와 협상무효를 외쳤다. 또한 ‘근조 민주주의’, ‘이명박 OUT’ 등과 같은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섞인 팻말도 등장했다. 특히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1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했으며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촛불집회를 마친 2만여명의 시민들은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치며 저녁 8시30분부터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거리행진을 시작하자 행진 참가자들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으며 약 5만여명의 시민들은 종로2가, 을지로 3가를 지나 광화문 4거리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과정에서 지나가는 차량들도 ‘협상무효, 고시철회’구호의 박자에 맞춰 경적을 울리며 정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광화문 일대에서 밤 11시 30분경 다시 대학로로 행진을 시작했으며 행진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새벽 2시 30여분 즈음에 다시 청계광장 주변으로 몰려온 시민들을 경찰병력은 대로에서 인도로 밀어냈으며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이날은 서울뿐만 아니라 같은 날 광주, 부산, 대전, 강원, 울산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으며 특히 광주에서는 이명박 정부 정책에 성난 시민들이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고 나와 주목을 끌었다. 광주전남 지역 시민들은 광주 동구 금남로 삼복서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한미쇠고기협상 수입 고시 철회를 촉구했다.

한편 29일 과천정부청사 진입을 시도했던 농민들은 30일 오후 1시30분경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에 항의하며 청와대로 진입했다. 20여명의 농민들은 이를 저지하는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연좌해 협상무효, 고시철회를 외치다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

여성들도 장관고시에 맞서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전국여성연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입국하는 서울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남여성회, 성남함께하는주부모임, 성남여성의전화, 한살림 성남용인, 분당여성회, 참교육학부모회성남지회, 한살림성남용인,주민생활협동조합, 민예총성남지부, 용인여성회, 수지여성회, 하남여성회, 이천여성회 등이 참여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급식네트워크)도 성명을 내고 아이들이 ‘잠 좀자고 밥 좀먹자’며 울부짖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고시를 즉각 철회하고 협상무효화를 선언하라고 주장했다.

또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장관고시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대정부투쟁을 선포했다. 전농은 성명에서 이명박 정부는 정운천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고시를 철회하라고 주장하면서 “민심을 저버린 정권에게는 국민들의 심판만이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연승우·손원진·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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