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감염병까지 … 설상가상 양봉농가

  • 입력 2018.07.22 21:24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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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양봉농가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서양벌 사육농가들은 올 봄 이상기온으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해 벌꿀 생산량이 곤두박질쳤고, 토종벌 사육농가들은 9년 째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시름하고 있다.

서양벌 사육농가는 소득의 70% 가량을 아카시아 꽃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카시아꿀 생산량은 전년의 2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4월 말경 개화하는 아카시아 꽃은 올해 개화시기에 이상저온의 영향으로 꽃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고, 강수량도 많아 그나마 피어있던 꽃에도 꿀이 고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카시아 꽃이 피고 4~5일 후면 꿀이 가득 차있어야 할 벌통은 텅 비어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양봉농가들은 8월 중순 집회를 열고 재해인정을 통한 피해보상 및 대책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한봉농가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 첫 발생 후 2010년 국내 토종벌을 멸종 위기까지 몰고 갔던 낭충봉아부패병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발병했다. 한봉농가들은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한 감염 벌통 살처분 등 방역대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올해 또 다시 낭충봉아부패병이 발생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바이러스 증식억제제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에서는 해당 질병에 저항성을 가진 토종벌 품종을 개량해 현장실증시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개량종은 내년부터 농가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법적 보호장치가 축산법뿐인 양봉농가들은 양봉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양봉육성법)」을 대표발의 했다. 「양봉육성법」은 △5개년 종합계획 수립 △관련기술 동향 및 수요조사 △육종 관련 연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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