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者天下之大本

  • 입력 2008.05.26 23:49
  • 기자명 한도숙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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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가 약관의 나이에 예산 고향마을에서 요즘말로 농민운동을 하셨다. 의사는 자본주의가 성장하는 세계 변화를 알아채시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갈파하셨다. “일시에 세상이 상공업의 나라로 간다고 해도 이 세상 어디에선가는 반드시 누군가가 농사를 짓고 있을 것이다” 간단하고 명료하다.

농사는 사람의 목숨을 이어 주는 생명의 먹거리를 만드는 일이다. 따라서 누군가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이 세상 무엇으로 인간의 생명을 유지 보장할 것인가. 일찍이 우리 선조들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해서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경구로 농사를 독려했던 것이다. 농사를 짓는 일은 세상 모든 것의 근본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권력과 지식 지배층은 함정을 만들어 놨다. 즉 농자(農者)에서의 者는 놈자로 즉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농사짓는 자 즉 농민이 천하의 근본이라는 해석을 해버린 것이다. 농사꾼, 농투성이 등의 속어로 비하되는 일이 다반사인 농민이 천하의 근본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열심히 농사만 지어라. 그것이 너희들의 본분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민중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정책을 펴왔다. 이번 쇠고기 협상 파동이 바로 그렇다. 국민들이 뿔났다고 한다. 정권 출범 3개월만에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2%로 떨어졌다고 한다. 전에 없던 현상이다.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지 않고 국민을 속이기만 하는 정권은 오래가지 못한다.

한말 개항기에 농민들이 부패한 과료와 외세에 대항했듯이 한미 FTA라는 신자유주의 개항에 우리 농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너무나 명확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2일 농민대회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농민이 농업·농촌으로부터 유리되는 정책이 중단될 때까지 저항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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