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밥쌀 수입 불가피’ … 2만3천톤 들여온다

“밥쌀 수입할 이유 없다” 대통령 후보시절 약속 ‘휴지조각’
전농 “박근혜정부 적폐 계승이자 농민 배신” 맹비난

  • 입력 2018.06.23 23:07
  • 수정 2018.06.23 23:2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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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2015년 쌀 관세화 전환 선언으로 ‘수입의무’가 사라진 밥쌀용 쌀 수입이 매년 강행돼 농민들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도 어김없이 밥쌀용 쌀 2만2,800톤 수입을 공고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aT)는 지난 20일 TRQ쌀 구매입찰 공고를 통해 메현미 8만톤, 중장립종 멥쌀 즉 밥쌀용 쌀 2만2,800톤 구매입찰 시행계획을 밝혔다. 입찰등록은 27일 오후 3시까지로, 전자입찰 시행은 28일 10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민들의 반발에도 밥쌀 수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WTO 규정과 △관세화 검증 중이라는 점을 들었다. 국산쌀이 대부분 밥쌀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수입쌀도 일정량 밥쌀 유통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관세 513% 협의 시 TRQ 규범 준수 여부가 중요 고려 요소라는 것이다. 또 6월 입찰의 필요성에 대해선 지난 2015년 관세화 이후부터 상·하반기 2회 입찰이 일반적이었으므로, 올해도 상반기 안에 한 번의 입찰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농민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약속한 “밥쌀을 수입할 이유가 없다”는 말은 두고두고 농민 가슴을 배신감으로 채우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행덕, 전농)은 밥쌀용 수입 공고일인 20일에 성명을 내고 “밥쌀용 쌀 수입은 농민 배신”이라고 규정지었다.

전농은 “박근혜정부는 쌀 관세화 수입 결정 이후 수입의무가 사라진 밥쌀용 쌀 수입을 감행해 농민을 배신했으며, 문재인정부는 적폐 중 적폐인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계승해 농민을 또 다시 배신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3번째 밥쌀용 쌀 수입 계획인 탓에 3번째 약속을 어긴다고도 지적했다.

김영록 전 장관의 경우 정부양곡 방출이나 밥쌀용 쌀 수입 시 농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처리하겠다고 공개적 약속을 한 것도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전농은 “국내 쌀값은 80kg 정곡 기준 17만4,000원으로 2013년 가격을 가까스로 회복했다. 현재 가격은 최근 10년간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며, 밥 한 공기에 200원 하는 쌀값으로 농민들은 지난 20년을 버텨왔다”면서 “미국산 쌀을 사주기 위해 WTO 규범을 들먹이며 수입 관세율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정부의 명분은 천박하다”고 일축했다.

남북농업교류와 관련해서도 전농은 “남북농업교류는 필연이다. 북은 여전히 연간 40만톤의 쌀이 추가로 필요하다. 쌀을 보내고 북의 우수한 지하자원을 가져오는 것이 우리민족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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