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친농연, 농관원 경기지원 항의방문
경기친농연, 농관원 경기지원 항의방문
  • 홍안나 기자
  • 승인 2018.06.0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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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검사, 60년 해묵은 정부 책임 농민에게 지우는 것”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농관원 경기지원)이 각 시군사무소로 하달한 ‘친환경농축산물 등 유해물질 분석 계획’에 따른 토양유해물질 검사로 인해 경기도친환경농업인들의 원성이 높다.

경기지원의 계획에 의하면 수원 1건, 화성 4건, 평택 1건, 안성 5건, 양평 9건 등 경기지역 총 15개 시군사무소 별로 토양 유해물질 분석 건수를 할당했으며, 친환경 인증 기준 위반 우려가 높은 취약시기에 중점 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지원 각 시군 사무소들은 지난 5월 중순경부터 토양유해물질 검사를 위한 시료채취를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중이며, 일부 친환경농가에서는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친환경인증 취소 처분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식품 안전의 기준으로만 보면 토양까지 철저히 조사해 유해물질 검출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 논리일 수 있다. 그러나 친환경을 실천하는 농업인들이 토양조사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데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지난 2014년 방영된 한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유기농을 10년 이상 지속해도 20~30년 전 판매가 중단돼 현재 사용되지 않는 농약의 성분이 검출될 정도로 토양에서의 유해물질 잔류기간은 상당하다.

또한 지난해 벌어진 살충제 계란 파동의 여파로 산란계 농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친환경방식으로 닭을 키운 농가의 토양에서 이미 1979년에 판매 및 사용이 중지된 DDT 성분이 발견됐다. 과거 과수원 시절 살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DDT의 경우 토양 내에서 분해돼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반감기)이 최대 30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리나라에서 친환경농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건 1998년부터다. 20여년이 채 되지 않은 역사다. 따지고 보면 이전 60여년간 사용해왔던 농약의 성분들이 여전히 토양에 잔류해 있을 수밖에 없는 기간인 셈이다. 친환경농업인이 강력 반발하는 이유다.

지난 5일 김준식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경기친농연) 회장 및 도연합회 임원을 비롯한 수원·화성·고양·여주 등 시군연합회 회장단 17명이 이수열 농관원 경기지원장을 찾아가 항의면담을 한 것도 그래서다.

면담에서 신동식 경기친농연 상임고문은 “우리나라 농지는 대부분이 수십년간 농약치며 농사지어온 땅이다. 당시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국가의 정책이었다. 그런데 그 땅을 이제와서 유해물질이 나오냐 마냐로만 판단해서 친환경 인증을 취소시키면 결국 그 땅에서는 몇 년간 토양을 개선해 온 노력이 허사가 되고 다시 농약치며 농사짓는 땅이 되고 만다. 이게 진정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는 것인가”라며 현행법과 행정의 비현실성에 대해 지적했다.

김상기 경기친농연 원예분과 총출하회장은 “농약이 살포돼던 관행농지를 유기농, 무농약으로 경작해 벌레도 살아나고 토양도 수질도 좋아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지로 개선돼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며, “과거의 오염을 근거로 처벌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농업을 하는 현재의 실천과 노력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수열 농관원 경기지원장은 “경기지원은 결정권한이 없고 본원의 지침을 따라야 하는 위치라 어떤 것도 확답할 수 없다”고 답변했으며 책임회피성 발언에 대한 참석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현장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 내용을 본원에 건의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참석자들 발언이 마무리되고 경기친농연 김준식 회장은 △본원의 토양조사 지침에 대해 재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경기지원의 불합리한 토양조사 중단 또는 유보 △농업현장에 큰 파장이 예상되는 사안은 농민들과 소통·의견 수렴 후 추진 등을 경기지원에 건의했으며, 친환경 말살행정이 지속될 경우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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