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번식농가, 치솟는 송아지 가격

번식농가 줄면서 가축시장 나오는 송아지 줄어

큰 소 가격 승승장구 … 대규모·기업농 입식 많아

“소규모·가족농 중심으로 경영안정 지원 필요”

  • 입력 2018.05.25 10:38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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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한우 송아지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5월 상순 6~7개월령 평균가격은 암송아지 326만원, 수송아지 400만원을 기록했다. 우수한 개체는 경매가격이 5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지난달보다도 암송아지가 3만원, 수송아지가 20만원 가량 증가했으며 송아지 가격은 1월부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송아지 가격 강세의 원인으로는 계절번식과 번식농가의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겨울철 송아지 생산이 적어 봄철 6~7개월령 송아지 수가 적은데다가 번식을 전문으로 하는 농가가 줄어들면서 가축시장의 송아지 유입이 적어졌다는 것. 번식과 비육을 병행하는 일관사육 형태가 늘고 있지만 이들은 번식한 송아지를 직접 키우면 되기 때문에 가축시장에 송아지를 내는 경우가 적다. 여기에 큰 소 가격까지 좋아 대규모 비육농가와 기업농들의 입식의향이 줄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큰 소의 전국평균경매가격은 지육기준 kg당 1만7,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봄철 새끼를 낳는 한우의 생리특성 영향도 있지만, 농번기와 송아지 폐사율이 높은 겨울철을 피해 분만을 유도하는 계절번식은 매년 봄철 송아지 가격 상승의 원인이었다. 여기에 번식농가는 줄어들고 규모화된 농가는 늘면서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진 것이다. 통계청의 한육우가축사육통계에 따르면 1사분기 한육우 사육농가는 9만7,579호로 3개월 사이에 991농가가 줄었다. 특히 번식농인 20두 미만 사육농가는 6만487호로 2017년 1사분기 6만4,341호에서 3,854농가가 줄었다.

송아지 가격이 400만원을 웃도는 가운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번식농가의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규모 번식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한 소득보전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송아지 가격이 400만원을 웃도는 가운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번식농가의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규모 번식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한 소득보전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박철진 농협 축산지원부 한우팀장은 “중·소규모 농가, 특히 번식농에 대한 지원과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번식농가가 줄어들고 일관사육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춰 송아지생산안정제에 대한 고민도 달라져야 한다”며 “지원 대상이나 가격만을 고민했던 것에서 벗어나 번식농가 경영안정제와 같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별도의 고용인력이 없으면 농장을 유지할 수 없는 기업화·규모화 농가들은 정책지원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우 일관사육을 하고 있는 전기환 춘천시농민회장은 최근 송아지 가격에 대해 “계절번식 권장으로 인한 수급조절 실패와 과거 암소도태 장려 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소규모 번식농가의 소득을 보전할 직불제 도입과 적정 암소 사육두수 설정이 필요하다. 번식농가의 안정은 곧 생산기반의 안정이며 송아지 가격의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 축산경제는 중규모 농가의 송아지 번식을 돕고자 지역조합을 통해 번식우 임대사업과 송아지 입식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소가 많아질 경우 암소의 비육이나 도태 등으로 사육두수 제어가 가능한 번식우 임대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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