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숙 칼럼]농성의 의미

  • 입력 2008.05.19 10:58
  • 기자명 한도숙 전농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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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도숙 전농 의장
예로부터 나라가 백성의 여론을 무시하면 선비들은 상소를 올렸다. 그리고 관철되지 않으면 광화문 앞에 자리를 깔고 농성에 돌입하는 형식으로 의지를 모았다. 국민들의 여론을 권력으로 막아내려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역사는 수없이 되풀이해서 우리를 깨우치게 한다.

이명박 정부는 참으로 어리석은 방법으로 여론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 국민들은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한마디와 수 만개의 촛불로 정부정책에 저항하고 있는데, 정부는 쇠고기 수입검역조건 고시를 연기하겠다는 말로 촛불이 사그러질 시간을 벌어 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에 지난 14일부터 농민단체 대표자들은 국회 앞에서 삭발농성에 돌입했다. 이는 국민건강권을 지켜내지 못한 자기반성이며, 농민 생존이 벼랑으로 내몰린 데 대한 우려이고 정부에 대한 항의를 범 농민적 방법으로 표출하기 위함이다.

옛날 최익현 선생은 무리를 이끌고 정부 정책을 바로 잡기 위해 도끼를 등에 메고 광화문 앞 농성을 주도했다. 이른바 도끼 상소(지부상소)였다. 정책을 바로 잡던지 아니면 내 목을 도끼로 자르라는 결의로 농성을 한 것이다.

이제 농민들의 의사를 확실히 보여 줘야 한다. 농민들이 가만히 있다면 우리 농민들이 바라는 세상, 나라의 밥상을 지키는, 그래서 농민의 생존이 보장되는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죽이는 맛’의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로 촉발된 이번 사태를 우리 농업의 활로를 만들어 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회 앞 농성장에서-

▲ 지난 14일부터 농대위 소속 농민단체장들이 삭발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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