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사과주스, 판로를 뚫어라

유기농사과연구회, 서울 800여 학교에 사과 60톤 공급 … 2년 전보다 12배 늘어
미국선녀벌레 등 각종 외래 병해충으로 재배 어렵고 품위 기준 점차 높아져
무농약 가공식품 인증제 국회 계류·

  • 입력 2018.03.18 11:48
  • 수정 2018.03.18 11:5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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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13일 경북 군위군 사과연구소에서 열린 한국유기농사과연구회 정기총회에서 홍종대 연구회장이 회원들에게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유기농사과연구회(회장 홍종대, 연구회)가 올해 서울시 학교급식에서 친환경사과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분투 중이다. 한편으로 무농약 가공식품 인증제의 국회 계류로 어려움은 있지만, 친환경사과 가공 주스의 판로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난 13일 경상북도 군위군 소보면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선 친환경사과 재배기술 강의 및 지난해 서울시 친환경급식 상 친환경사과 공급 현황 공유, 기타 정보교류 등이 진행됐다.

연구회는 지난해 서울 학교급식에 회원들이 생산한 친환경사과의 공급을 늘리기 위한 논의를 서울친환경유통센터와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13일 현재까지 서울시 800여 군데 학교에 약 55톤의 친환경사과를 공급하게 됐다. 다음달까진 60톤의 사과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게 연구회의 입장이다. 이는 2016년 총 480톤의 사과 공급량 중 친환경사과 비중이 5톤 가량이었던 데 비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연구회가 공급할 사과의 품위 기준을 서울시 기준에 맞추는 데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서울시는 연구회에 올해 공급할 친환경사과의 품위 기준을 알렸는데, 10kg 한 상자 당 약 270~320g 사과 32~36개가 든 것을 상품, 200~270g 사과 37~43개가 든 것을 중품, 200g 미만 사과 44~50개 든 것을 하품으로 분류했다. 서울시 각 학교에서 올해 주문한 친환경사과의 품위 비율은 상품 46%, 중품 43%, 하품 11%였다.

연구회 최병국 유통위원회 대표는 “향후 상·중품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사과 공급이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그을음병에 걸렸거나 때가 낀 사과는 가급적 받지 않겠다는데, 그나마 원래 전혀 안 받으려다가 우리가 건의해 공급자당 15% 수준까지 허용했다”고 서울시의 품위 기준을 설명했다. 꼭지 찍힌 것도 공급 가능하며, 석회보르도액 사용은 가능하나 반드시 닦아줘야 한단 기준도 있었다. 최 대표는 “상품의 최대치 기준인 1상자 당 36개를 32개로 대체시키는 내용에 대해 서울시에 건의 중”이라 덧붙였다.

최근 미국선녀벌레를 비롯한 각종 외래곤충들로 인해 발생하는 그을음병 등의 질병은 친환경 과수농가들의 골칫거리다. 석회보르도액의 확대로 세균 잡는 건 그나마 나으나 해충에 대한 방제는 여전히 쉽지 않다. 연구회는 이와 같은 이유로 발생하는 품위 문제의 기준에 대해 지속적으로 서울시와 논의할 계획이다.

연구회는 한편으로 친환경 사과주스 공급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일단 오는 5월 1일부턴 서울시에 유기농 사과주스를 공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연구회는 무농약 사과주스 공급도 계획 중이나, 서울시는 무농약 가공식품 인증제도가 시행되는 시점부터 공급이 가능하단 입장이다. 무농약 가공식품 인증제는 국회에서 아직 계류 중이며, 제도 내용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간섭도 강해 법 통과 뒤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연구회는 무농약 사과주스 공급 문제에 대한 논의를 서울시와 계속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론 무농약 풋사과로 만든 분말의 영양성분에 대해 차병원과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등 친환경사과의 판로를 다각도로 넓혀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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