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퇴역마 승용마 시장 진입 제한한다

2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 발표, 말산업 규모 4조원 목표
승용마 시장 활성화가 관건 … “퇴역경주마 과감히 도태시켜야”

  • 입력 2018.01.14 10:43
  • 수정 2018.01.14 10:4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제2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이 4대 분야, 18개 주요과제에 걸쳐 추진된다. 특히 이번 계획은 승용마 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두며 경주퇴역마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기로 해 말 사육농가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판로 확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말산업 육성 2차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한국형 승마산업 육성과 경마 PART1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2차 종합계획은 △수요확충 및 연관산업 육성 △말산업 기반조성 △말산업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체계 구축의 분야로 구분돼 총 18개 주요과제가 진행된다. 농식품부는 2차 종합계획을 통해 3조4,000억원의 말산업 규모를 2021년까지 4조원으로 성장시키고 같은 해까지 3만명의 일자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경주퇴역마의 승용마 시장 진입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2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사진은 국내 말산업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장수렛츠런팜의 말 사육시설. 한승호 기자

농식품부는 2016년까지 진행된 1차 종합계획 시행으로 승마시설과 승마인구, 말 사육두수, 말산업 사업체 등이 증가하며 외연 확대가 이뤄진 점을 긍정 평가했다. 말산업 활동으로 창출된 총 취업인원은 2015년 2만 3,797명으로 승마산업은 2012년 785억원에서 2015년 1,111억원까지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승마의 사회공익적 역할 수행 미흡, 승마의 접근성 취약 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특히, 말 사육농가들은 말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판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 말사육농가는 “말은 최소 3년에서 4년은 길러야 사람을 태울 수 있어 생산비가 많이 든다. 그런데 경매를 하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 나오니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라며 “이대로는 말 사육농가가 생산할 수록 적자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2차 종합계획에 승용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승용마 조련지원 강화와 조련센터 추가 확충을 통한 조련여건 개선과 2021년 말 이력제 도입, 경주퇴역마 승용마 시장 진입 제한을 포함시켰다. 또 전문 승용마 생산농장의 승마업 겸영 지원과 어린말 승마대회·경매 활성화를 통한 수요 창출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말산업 관계자는 “경주마는 예민해서 흥분을 잘하고 잘 달리는데 목적을 두고 개량해 승용마 전환이 쉽지 않다”면서 “연간 경주마 1,300여두 가량이 퇴역하는데 절반 남짓이 승용마로 신고된다. 그런데 일본은 퇴역경주마 중 30%가 승용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승마장이 안전성을 등한시하며 잘 훈련되지 않은 퇴역경주마를 쓴다. 그런 곳에서 낙마사고가 나면 승마 보급에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승마장이 안전성 문제에도 경주용 퇴역마를 쓰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 원인이다. 경주용 퇴역마는 마리당 200만~300만원 수준에 거래돼 말 사육농가들이 가격으로 경쟁하기엔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승용마 시장을 형성해 말산업을 육성하려면 승용마를 생산할 수 있는 암말을 제외한 경주마들의 과감한 도태가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