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수익 높이려면 경제사료 활용 고려해야

단백질 함량 낮춰 총질소량 조절 효과도
“사료비 절감해 시설투자하는 게 더 이익”

  • 입력 2017.12.17 11:34
  • 수정 2017.12.17 11:3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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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돈농가들이 지속적인 경영을 하려면 ‘경제(형)사료’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양 사료를 많이 먹여야 돼지가 빨리 큰다’는 인식을 벗어나 냉정히 수익을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충남 공주에서 모돈 300두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백승무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경제사료를 자돈에 급여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 고급형 사료를 이용했는데 사료값주면 남는 게 없었다. 인근 농장이 경제사료를 1년 쓰고 자료를 건넸는데 생산비에서 사료값 비율을 60%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라며 “당시 경제사료는 일반사료와 비교해 ㎏당 100원 차이가 났다. 경제사료를 먹인 돼지고기 선호도도 높다는 자료를 보고 경제사료로 옮겼다”고 말했다.

절약한 사료값은 고스란히 투자여력이 됐다. 처음 모돈 70두 규모였던 농장은 모돈 300두 규모로 확장됐고 시설투자로 사육성적 역시 동반상승했다. 백씨는 “현재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5%이고 PSY(모돈당 연간 이유마릿수)도 26두 이상이다. 출하시기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많이 먹이는 게 아니라 적당히 먹여야 한다. 고기는 고기값을 받아야지 사료값을 고기값으로 받으려 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공주지역의 한 수의사는 “일반사료와 비교해 경제사료가 질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돈가가 좋으니 좋은 사료를 써서 빨리 빼야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 돈가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른다. 경향치에 맞게 농장을 경영하는 게 맞다. 가성비를 따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박종협 도드람양돈서비스 생산본부장은 “돼지의 유전능력을 최소비용으로 발휘하도록 하는 게 경제사료다. 영양소 요구량은 유지하고 경제적인 원료를 사용해 똑같은 효과를 내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자돈 비육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밀집도다. 돼지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면 고급형 사료를 쓰는 농가보다 경제사료 이용 농가가 더 좋은 성적이 나온다”라며 “현재 사료영양 컨설팅을 받고 있는데 단백질 함량을 낮추고 아미노산 요구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료 관리 개념도 예전엔 최소관리였는데 이제는 최대관리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전북 정읍시에 위치한 도드람양돈농협 디에스피드 사료공장은 양돈전용 배합사료 공장으로 2012년 12월 준공해 2013년 2월 사료 출고를 시작했다. 도드람양돈농협 제공

도드람양돈농협이 지난 2013년부터 운영하는 전북 정읍시 디에스피드 사료공장도 최적의 사료를 농장에 가장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목표를 두고 설립됐다. 정읍 공장에서 생산한 사료는 호남지역에 공급하고 다른 지역은 OEM방식으로 생산하니 단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도드람의 설명이다.

부경양돈농협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개발한 경제사료 기술을 이전받아 사육단계별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농기평이 지난 10월 밝힌 이 경제사료는 채종박, 야자박, 팜박 등 저가의 부산물을 재료로 활용해 가격이 기존 사료보다 ㎏당 253~313원 저렴하다.

김유용 서울대학교 교수는 “환경부의 분뇨배출기준이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가장 문제를 야기하는 게 총질소량인데 결국 단백질 함량에 제한을 걸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사료비와 출하수익을 잘 따져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사료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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