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지역농협, 수입과일 판매 여전

일부 농협 대의원 ‘수입과일 판매’ 서명도 … 소비자들 “‘로컬푸드’로 특색화 해야”

  • 입력 2017.12.15 13:22
  • 수정 2017.12.15 13:25
  • 기자명 김희봉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 12일 충남 당진의 한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판매대에 수입과일이 버젓이 진열돼 있다.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에 바나나 등 수입과일 판매 전면적 중단을 지시한 가운데 지난 12일 충남 당진의 A농협, B축협, C농협, D농협, E농협 등의 하나로마트에선 수입과일 판매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양재연 농협 하나로유통 팀장은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 수입과일 판매금지를 풀지 않았고, 오히려 판매금지를 강조했다”며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남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 점장은 “지난번 회의 때 점장들이 일반마트와 경쟁을 위해 최소한 바나나 정도는 판매해야 된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C농협 점장도 “농협이 바나나를 파는 첫 번째 이유는 고객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이며, 고객이 많이 와야 우리과일도 팔리고 또 수익을 내야 농민들에게 배당도 해주는데 농민회가 너무 반대만 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C농협 조합장도 “대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수입과일 판매 요구 서명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C농협 대의원은 “농민회가 수년 동안 수입과일 판매 반대운동을 해왔는데 조합원 대표인 대의원들이 바나나 판매 서명을 했다면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평소 농협마트를 자주 이용한다는 당진시 김진숙(41)씨는 바나나가 없으면 고객들이 일반마트로 간다는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역농협이 로컬푸드로 특색화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역에서 해나루 쌀밥 도시락판매업을 하는 박은자(49)씨 역시 “농협에 바나나가 없으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농민이 주인인 농협에서 수입과일을 판매하는 건 농협의 정체성에 어긋난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지역 최대 소비자조직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제철노조에 근무하는 배종필씨도 “농협에서 바나나를 판다고 가고 안판다고 안가는 게 아니라 농민들을 생각해서 이용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동자들은 모두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전체 차원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역농협의 수입과일 판매가 또다시 눈으로 확인된 터라 이후 이를 둘러싼 홍역이 재발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