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쌀 수입 강행에 ‘문재인 규탄’ 첫 등장

“중단하겠다는 말 믿었는데…” 정부, 밥쌀 1만5,000톤 추가 입찰 공고

  • 입력 2017.12.12 15:45
  • 수정 2017.12.12 16:08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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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밥쌀용 쌀 수입을 포함한 TRQ 쌀 수입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자 12일 전농과 쌀협회 소속 농민들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강행,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기다리던 농정 개혁 대신 밥쌀 수입이 또 한 번 강행되자 농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규탄했다. 각계에서 정부 주도의 개혁이 이어지는 와중에 농업만 외면당하는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전농)과 사단법인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이효신, 쌀협회)는 12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 농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강행,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하루 전인 지난 11일 밥쌀용 쌀 1만5,000톤 포함 총 7만4,655톤의 TRQ(저율관세할당물량) 쌀 수입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매해 TRQ 할당량인 40만8,700톤의 잔여물량을 채우기 위함이다.

이날 농민들은 “지난 5월 조기대선 직전 졸속 입찰 건 이후 추가 수입이 없을 것이라 믿어왔다”고 말했다. 후보 시절의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 장관 및 여당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거론해왔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쌀값 폭락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상황에서 폭락의 주범, 농업 적폐 1호인 밥쌀수입을 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말한 ”반드시 막겠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정부 농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흥식 쌀협회 전북도본부장은 “이 나라 정부는 대선 하루 전 날 입찰하더니 미국과 어떠한 이면합의가 있기에 이번에도 쌀 수입이라는 매국적 행위를 잇는가”라며 “만약 이번에도 끝내 진행한다면 우리는 오늘을 기점으로 정부와 농식품부를 상대로 반농업적 행위에 대한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전농 등이 소속된 농업계 연대단체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제11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대응해 원정투쟁단까지 꾸려 지난 8일 출국했지만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선수’를 친 셈이 됐다. 이번 입찰 건이 수입될 경우 올해 밥쌀용 쌀 수입량은 지난 5월 입찰된 2만5,000톤을 합쳐 총 4만 톤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올해 수입량이 전년도(5만 톤)보다는 20% 감축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밥쌀용 쌀 수입을 포함한 TRQ 쌀 수입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자 12일 전농과 쌀협회 소속 농민들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강행,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밥쌀용 쌀 수입을 포함한 TRQ 쌀 수입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자 12일 전농과 쌀협회 소속 농민들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강행,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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