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쇠무릎(우슬)과 관절염 다스리기
[길벗 따라 생활건강] 쇠무릎(우슬)과 관절염 다스리기
  •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 승인 2017.10.2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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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가을입니다. 어릴 적 시원한 가을바람 맞으며 좁은 골목길이나 들길을 신나게 뛰어 다니다 보면 어느새 옷엔 조그만 씨앗 같은 것들이 주루룩 달라붙어 있어 떼는 데 애를 먹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어린 우리들은 이것을 보고 몰래 달라붙었다 해서 ‘도둑놈의 가시’라고 부르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바로 우슬의 씨앗이었던 것입니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에 제대로 쉴 틈도 없이 농사일에 매진해 온 농부님들, 항상 고된 농사일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나이가 들면서 어느새 허리와 무릎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것입니다. 이러한 무릎질환에 예전의 우리 어르신들은 우슬 뿌리와 엄나무를 구해서 푹 고아 먹었는데, 이 우슬 뿌리는 그야말로 무릎관절 질환에는 효능이 아주 뛰어난 한약재였습니다.

우슬(牛膝)은 우리말 ‘쇠무릎’의 한자식 표현입니다. 우슬의 줄기마디를 보면 꼭 소의 무릎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옛 사람들은 이 무릎모양의 식물이 아마도 우리 인간의 무릎을 고쳐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서양에서도 이 우슬을 항염증약으로 이용했는데, 구약성서에 보면 이 우슬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피를 뿌릴 때 이 피에는 꼭 우슬초를 담가 뒀다가 쓰라고 규정돼 있습니다. 바로 이 우슬에 항병능력과 해독 능력 등 정화작용이 있다는 것을 유대인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무릎질환에 쓰는 것 외에도 동의보감에 보면 우슬은 “정력을 증강시키고 다리를 튼튼하게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렇듯 우슬은 다리의 근육을 강화시키고 피로를 회복시키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슬은 또한 흰머리를 검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우슬 뿌리 말린 것 200g을 30~35도 정도의 소주 1.8리터에 3개월 이상 담갔다가 하루 한두 잔씩 먹으면 좋습니다. 이 우슬에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마실 때 인삼주와 비슷한 향이 있어 어떤 이는 인삼주보다 맛이 뛰어나다고도 합니다. 굳이 술에 담그는 이유는 알코올에만 녹아나오는 성분을 우려내기 위함입니다.

또한 식물 분류상 우슬은 비름과에 속하기 때문에 이른 봄에 비름나물처럼 새 순을 뜯어 나물로 먹으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무릎관절 질환 중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점차 닳아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무릎관절 질환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무릎에 과도한 압력을 주는 자세, 즉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것은 꼭 피해야만 할 것입니다. 또한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도 삼가는 게 좋습니다. 또 운동을 하는 경우도 산에서 내려올 때와 같이 무릎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대신 무릎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 또는 빠르게 걷기 등은 권장되는 운동입니다.

무릎에 좋은 음식으로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들기름이나 등푸른 생선류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연골 종류 중 닭의 하얀 연골은 손상된 무릎연골을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홍어나 가오리 등의 연골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음식으로는 오메가-6 지방산을 함유한 식품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오메가-6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들자면 콩기름과 옥수수기름입니다.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다수의 제품들은 유전자변형 콩이나 옥수수를 원료로 수입해 기름을 내기 때문에 관절염이 있는 분들은 더욱 조심할 것을 권유하는 바입니다.

걸음걸이가 가벼워야 할 시원한 가을에 관절염으로 잘 걷지 못한다면 이처럼 답답한 노릇이 없을 것입니다. 모든 염증은 몸에 무리를 가하지 않을 때 회복된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건강할 때 적절한 운동과 휴식으로 몸을 잘 보전하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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