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독감예방주사 맞아도 감기 걸려요?

  • 입력 2017.10.15 11:29
  • 수정 2017.10.15 11:32
  • 기자명 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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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원장님, 저는 이번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도 왜 감기에 걸리나요?” 가을철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온 환자들이 종종 묻는 질문입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독감과 감기는 ‘완전히 다른 병’이기 때문입니다. 독감이라는 이름 때문에 그저 독한 감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면 감기도 예방이 된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독감과 감기는 이름과 증상이 비슷할 뿐 원인 병원체가 완전히 다른 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일반 감기(感氣, common cold)는 200여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걸립니다. 일반적으로는 라이노 바이러스(Rhino virus)와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 RS 바이러스(RS virus) 등에 감염되면서 걸리는데, 감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외부로 나오게 되면, 그 속에 있는 감기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존재하다가 건강한 사람의 입이나 코에 닿아 전파되면서 감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서 독감(毒感, influenza)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가 원인 병원체입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 세 가지가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입니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한 가지 종류만 존재하지만,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H7N7, H5N1, H9N2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맞는 독감예방주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형성하는 주사이므로 일반 감기를 유발하는 라이노 바이러스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효과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독감예방주사를 맞은 직후에는 병에 대한 저항력(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기 때문에 일반 감기에 더 잘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다고 감기에 걸리지 않으리라 방심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대신 감기를 더 많이 조심하고 예방해야 합니다. 또한 감기에 걸렸을 경우 한의원을 방문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들 감기에는 약이 없다는 표현도 많이 사용합니다. 일반 감기를 유발하는 20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를 모두 두루두루 치료할 수 있는 단일 항바이러스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약은 단순히 특정 바이러스를 공격하여 감기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기운을 보태서 바이러스에 대한 몸의 저항력을 키워주고 백혈구 등의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인간의 자연치유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감기를 치료하며, 동시에 감기의 각종 증상을 경감해주는 대증적 치료도 병행하므로 효과가 매우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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