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정부는 살충제 사태 대책으로 계란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계란의 농약잔류기준 기준치는 타 농축산물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준치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가 된 농약성분 중 하나인 비펜트린의 계란 잔류허용기준치는 0.01㎎/㎏이다. 이는 들깻잎의 기준치(10㎎/㎏)보다 1,000배나 낮으며 육류의 기준치(3㎎/㎏, CODEX 기준)보다 300배 낮은 수치다. 소고기(0.5㎎/㎏), 호박(0.2㎎/㎏), 파(0.1㎎/㎏) 등도 계란보다 높은 기준치가 설정돼 있다.
계란의 비펜트린 잔류허용기준치는 지난 200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련했다. 이 기준을 만든 식약처도 8월 21일 계란에서 검출된 농약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에 대한 위해평가 결과, 국민 중 계란을 많이 먹는 극단섭취자(상위 97.5%)가 살충제가 최대로 검출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시기상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잔류허용기준치 초과가 인체에 해롭다는 뜻으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한편, 비펜트린 외에 계란에서 검출됐던 나머지 4종의 농약성분은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CODEX 잔류 허용기준치를 준용하고 있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식약처 고시를 보면 우유는 84개 성분, 쇠고기는 55개 성분의 잔류허용기준치를 설정했는데 계란은 10개 성분에 불과하다”라며 “계란도 잔류허용기준치를 설정한 성분의 개수를 늘릴텐데 CODEX 기준을 준용 내지는 바로 대입하는 게 아니라 국내 현실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에선 직접 농약성분을 섭취할 때의 부작용을 거론하는데 반감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설명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계란에서 검출된 농약성분은 인체에서 1주일 내로 절반 정도가 빠져나가고 최대 1달이면 90% 이상이 배출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