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출하를 앞두고 있는 노지감귤의 가격전망이 밝다. 해거리 현상에 기후 영향이 겹쳐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감귤가격은 모처럼 회복됐던 지난해 가격보다도 한층 더 좋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산 노지감귤 예상생산량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 관측이 45만8,000~47만4,000톤, 제주도(지사 원희룡) 측 관측이 42만4,000~45만4,000톤이다. 생산현장에선 “(제주도 관측치인)42만톤조차 턱도 없다”는 견해로, 지난해(46만7,000톤)에 이어 관측사상 최저생산량을 다시 한 번 경신할 기세다.
원인은 해거리와 불안정한 기후에 있다. 최승국 제주도 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는 “해거리 현상과 지난해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꽃 자체가 적게 핀데다, 5~6월 고온으로 호흡량이 증가해 낙과율이 평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생육상황 또한 지난해보다 더 양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포전거래 가격은 지역에 따라 관(3.75kg)당 3,500원에서 높게는 4,500원까지 형성되고 있다. 예년보다 20% 이상씩 높은 가격이다.
김성언 효돈농협 조합장(제주감귤연합회장)은 “7~8월이 가물어 당도도 충분히 올랐기 때문에 수확기 날씨 변수만 없다면 가격은 좋을 것 같다. 지역마다 품질에 편차가 있는데, 효돈 지역은 관당 5,000원대 이상의 가격도 충분히 가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농민들 사이에선 노지감귤 생산량이 앞으로도 50만톤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박한울 농경연 연구원도 “전체적으로 나무의 수령 자체가 오래됐고 수세가 약해져 향후 몇 년간 생산량이 크게 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 과실을 맺을 예비지(가지)에서도 최근의 잦은 비로 인해 꽃눈 대신 잎눈이 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동안 낮은 가격으로 고전했던 노지감귤이지만 현재로선 가격만큼은 당분간 안정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 감귤출하연합회(회장 안동우)는 올해산 노지감귤 첫 출하일을 10월 1일로 결정했다. 예년보다 추석이 늦은 탓에 명절 특수도 일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가공용 감귤 수매단가는 지난해와 동일한 kg당 160원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