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친환경약재 타령에 쓴 웃음만…

살충제 파문 뒤 첫 산란계농가 교육 열려

  • 입력 2017.08.27 12:10
  • 수정 2017.08.27 12:12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계란 살충제 파문이 걷잡을 수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산란계농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센 여론의 분출과 그 전개과정을 보고 할 말을 잃은 모습이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22일 경기 화성시 경기농업기술원에서 경기·강원권 양계농가를 대상으로 닭 진드기 및 산란계 질병 교육을 열었다.

지난 22일 경기 화성시 경기농업기술원에선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가 주관하는 닭 진드기 및 산란계 질병 교육이 열렸다. 계란 살충제 파문이 있은 뒤 공식적으로 산란계 농가들이 모이는 첫 자리였다. 경기·강원지역 산란계농가 200여명이 모여 교육장이 꽉 찼지만 교육은 내내 가라앉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교육장에서 처음 마주친 건 유기 농축자재로 만들었다는 닭 진드기(와구모) 살충제 광고 유인물이었다. 정윤구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약품관리과 사무관은 “친환경약재 광고에 현혹되면 안 된다. 보조사료에 등록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에선 국무총리 주재로 거의 매일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친환경약재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농가들은 쓴 웃음만 지을 뿐 관련된 질의도 하지 않았다. 이홍재 양계협회장은 “더이상 떨어질 수 없는 지경까지 추락했다”고 개탄하며 “와구모 대책은 당분간 농가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진드기 친환경약재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 시장 여건상 개발할 수가 없다. 새로운 약 개발해도 돈이 안 된다. 진드기는 내성이 있어 잘 죽지도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이 회장은 “전수검사에서 약 4%의 농가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됐다. 검출 안 된 농가들도 이들의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해결의 책임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 이 위기가 지나면 양계산업은 다시 도약하게 될 것이다”라고 농가들을 위로했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이날 교육에서 “약을 쉽게 사서 쓰도록 아무런 제재가 없다. 우리가 약국에서 마약을 구매할 수 없다. 위험한 약은 허가를 받아야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약을 쉽게 구해 쓰도록 한 뒤 구해서 쓴 농가가 잘못이라 하는 건 모순이다”라고 꼬집었다. 윤 회장은 “진드기는 엄청난 생존력을 갖고 있다. 유럽도 농가 감염률이 80% 이상이다”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친환경약재를 찾는 궁리를 할 것이다. 친환경약재를 나눠준 뒤 방제가 안 되면 농가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편,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안영기)가 최근 소비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엔 이번 파동과 관련해 2만3,800여건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안영기 위원장은 “소비자 반응은 정부 입장을 못 믿겠다는 분위기다”라며 “언론모니터링을 계속하며 오보에 대응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