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점점 늘어나는 GAP 농산물, 농민들 우려

농식품부, GAP 관련 각종 지원 강화 추세
현장 농민 “정부의 잘못된 GAP 관리, 소비자 현혹”

  • 입력 2017.08.20 11:34
  • 수정 2017.08.20 11:35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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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 농식품부)는 친환경농산물의 학교급식 공급보다 우수관리인증(GAP) 농산물의 공급을 늘리려는 추세이다. 한편으로 일부 지자체에서도 학교급식에서 GAP 농산물 공급을 늘리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부터 영양사들을 대상으로 전국 GAP 자발적 학습 조직체를 모집·지원 중이다. 경상남도에서도 진주지역 영양사 15명을 중심으로 조직한 GAP 연구회가 선정돼, 학교급식에 GAP 농산물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GAP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 차원에서 민간급식업체(ECMD, 아워홈 등)들과의 협업으로 GAP 농산물 취급 확대, 제도 홍보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경남도의 경우, 경남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이 지난 8일 학교급식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모임은 GAP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연계·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모임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농진청의 GAP 농산물 관리 현황 파악 및 GAP 농산물의 학교급식 공급을 위한 양 기관 간 협력 구축 방안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농과원 측은 “친환경농산물은 환경보호에 그 목적을 두고 있는 농산물인 데 반해, GAP는 먹거리 안전성에 더 중점을 뒀기에, 학교급식에 있어선 GAP가 더 적합하지 않겠냐”며 “GAP는 생물적·화학적 위해요소의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GAP를 소개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경남교육청 학교급식 담당자는 “최근 학교급식에 있어 친환경농산물의 단가가 높아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GAP 농산물과 친환경 인증 농산물의 차이에 대해 알고자 간담회를 가졌다”며 “경남교육청의 경우 작년 학교급식 감사를 받다 보니 친환경농산물의 이력조회 및 보관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있었다. 왜냐하면 친환경농산물이 들어올 시 검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단가가 높았기 때문”이라며 “농과원에선 GAP 농산물이 친환경농산물에 비해 단가가 싸고 시중 농산물과 가격 차이가 없으니, 가격 차이를 고려할 때 GAP 농산물을 사용해도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고 밝혔다.

친환경농민들은 GAP 농산물이 학교급식에서 늘어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경상남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이종섭 사무처장은 “최근 경남도청 친환경농업 담당자와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늘리는 것, 특히 쌀 부분만이라도 학교급식에 납품하게끔 구상을 해보자고 논의했는데, GAP 공급 추진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GAP 농산물은 친환경농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명확히 구분해야 함에도, 정부에서 GAP에 대해서도 친환경농산물과 비슷하게 포장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현혹되는 측면이 있다”며 “수년간 고생해서 재배한 친환경농산물보다 GAP를 정부나 지자체에서 더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데 대해 친환경농민으로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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