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촛불은 흔들리지 않는다”

성주투쟁위, 사드반대단체 협의체 이탈 … 투쟁방식에 이견
“독자행동 이어나갈 것” 사드배치 반대 입장에는 변함없어

  • 입력 2017.08.20 11:15
  • 수정 2017.08.21 14:46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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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성산포대만 아니면 된다’는 성주의 다수집단이 떨어져나간 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성주투쟁위)가 또 다시 분열했다. 투쟁의 방식을 놓고 갈등이 벌어졌다. 사드 배치를 저지하겠다는 일념을 공유한 채로 성주투쟁위의 일부가 반대 단체 협의체를 나오게 됐다.

사드배치 반대 6개 단체(성주투쟁위,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일명 ‘6주체’라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소성리 상황실을 만들어 대응방안을 함께 논의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소성리 상황실이 내는 입장 표명에는 성주투쟁위의 이름이 빠졌다. 그 빈자리는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라는 새로운 조직이 채웠다.

분열의 발단은 성주투쟁위의 김충환 상임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임원들이 6주체의 투쟁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부터였다. 이들은 ‘사드는 불법이다’고 외치는 자신들이 출입차량 검문검색이나 합법적인 보수단체 집회 저지 등의 불법 행동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6주체에 주장했다. 또 이로 인해 전면에 이름을 내거는 성주투쟁위 구성원의 피해가 막심하자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자 투쟁의 노선을 바꾸자 제안했다.

그러나 6주체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 14일 성주투쟁위 집행부가 총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성주투쟁위의 임원들은 그대로 6주체에 남아 성주초전투쟁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이 무렵부터 협의체가 내는 입장표명에는 그동안 말미에 실리지 않았던 ‘김천 노곡리·연명리· 월명리·입석리, 성주 소성리·월곡2리·용봉리 이장 일동’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외부연대단체의 이름이 빠지기도 했다. “외부에서 연대를 하러 온 사람들이 주민들 위에 있다”는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성주투쟁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우리가 제안하는 내용들을 협의체가 받아들이지 않는 일이 많았다”며 “6주체는 협의체가 아닌, 성주군민인 우리의 상급단체 비슷한 결정주체가 되면서 성주촛불의 투쟁방식이 계속 묻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이 할 건 같이하되 따로 할 건 따로 하고자 협의체에서 빠지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6주체를 이탈한 이들이 사드 반대 투쟁을 멈춘 것은 아니다. 6주체 역시 성주투쟁위의 이탈에 상관없이 19일에도 ‘4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번 일을 근거로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성주의 사드 반대투쟁이 동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성주에서 농사지으며 촛불을 들고 있는 이상문씨는 “협의체를 나온 성주투쟁위가 마치 사드 임시배치를 받아들인 듯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어 정말 기분 나쁘고 안타깝다”며 “지난 번 사드 2기 반입 때처럼 나머지 4기가 언젠가는 결국 들어올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의지엔 변함이 없지만 더 이상의 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 촛불마당은 건장합니다”라는 말에 힘을 주며 인터뷰를 마쳤다. 지난 17일 연 총회에서 김충환 상임위원장을 재신임한 성주투쟁위는 부지 인근 주민들과 연대하며 독자적인 사드 반대 행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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