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단체에 왜 예산 주느냐”

강영석 경북도의원, 경북 여성농민 축제에서 고성·막말
경북 농민들 “선출 공직자가 농민 위에 군림하려 하느냐”

  • 입력 2017.07.21 11:37
  • 수정 2017.07.21 11:38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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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14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순애, 전여농) 경북도연합과 상주시여성농민회는 상주실내체육관에서 ‘2017 여성농민 미래를 개척하자! 23회 경북여성농민한마당’ 행사를 진행했다. 경북도가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이 행사에는 여성농민 1,000여명과 더불어 이정백 상주시장, 경북도의회·상주시의회의 의원들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그런데 사드배치 반대를 이야기하는 강연순서 도중 자유한국당의 강영석 경북도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전여농 일원을 폄하하는 막말과 함께 도청 농업정책과장에게는 “이런 단체에 예산 주지 말라”는 고성을 쏟아내고 퇴장했다. 국가 예산이 지원된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지 않고 투쟁가를 부르는 등 정치집회를 했다는 게 이유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상주시농민회(회장 조원희)는 19일 성명을 내고 “도민과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이들을 섬겨야하는 도의원이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인 여성농민 위에 군림하려 한다”며 “주권자인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자신들의 알량한 권력으로 인식하는 단면을 보여주며, 이는 민중을 개돼지로 여기는 발언으로 파면된 교육부 관료 나향욱·파업노동자를 `미친놈들' `그냥 밥하는 아줌마'로 표현한 국민의당 이언주의 의식 상태와 궤를 같이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제대로 된 도의원이라면 여성농민들의 행사장에서 그깟 의례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여성농민이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하고, 예산을 주지 말라고 소리를 지를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여성농민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제 할 일을 하는 것이다”라며 “지위를 망각하고 갑질을 행사한 강 의원은 여성농민들과 경북도민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이 모든 책임을 물어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여농은 지난 20일 경북도청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말과 행위로 우리 여성농민을 우롱했을 뿐만 아니라 예산을 주지 말라는 등의 막말로 참석한 회원들과 단체에 갑질을 했다”며 “유권자로서, 도정의 주인인 도민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였음을 밝히며 강 의원의 즉각적인 공개사과를 요구한다. 또 이에 책임이 있는 경북도의회는 다시는 이러한 일로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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