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매실 이야기
[길벗 따라 생활건강] 매실 이야기
  •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 승인 2017.06.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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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매실이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곱게 익은 매실을 따서 매실청을 담기도 하고 매실주를 담기도 합니다. 특히 매실주는 그 시고 깔끔한 맛이 입안의 잔맛을 가시게 해줘 식욕을 돋게 하고 소화를 돕기에 적당히만 먹는다면 피로를 회복시키는, 그야말로 약주가 될 것입니다.

매실은 아시다시피 차가운 겨울을 뚫고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전령사인 매화의 열매입니다. 매화는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 중의 하나로서 추운 겨울에도 그 지조를 변치 않는다 하여, 예로부터 선비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매실의 기원을 살펴보면, 중국 호북강륙(湖北江陸)지역의 전국시대로 추정되는 묘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 매실 씨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대략 3,000년 전부터 중국의 호북성과 사천성 일대에서 재배됐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고서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에 보면, 소금과 함께 음식의 간을 맞추는 용도로 매실을 사용하였음을 엿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1,500년 전에 중국을 거쳐 들여와, 삼국시대에는 주로 정원수(庭園樹)로 쓰여 졌으나, 고려 초기부터는 매실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써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매실에는 무기질, 비타민, 유기산(시트르산·사과산·호박산·주석산) 등의 영양이 아주 풍부한데, 시트르산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유기산은 위장의 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식욕을 돋우는 작용을 합니다. 또 매실에 미량 들어있는 ‘피크린산’이라는 성분은 독성물질을 분해하는데 뛰어난 역할을 하여 ‘카테킨산’과 더불어 식중독, 배탈 등 음식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매실에는 알코올의 부산물로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시키는 성분이 있어, 술독을 해독하는 역할도 뛰어 납니다.

 

매실은 우리 몸에 좋은 여러 가지 효능이 많지만 매실청을 담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덜 익은 풋매실을 따서 설탕을 듬뿍 넣고 담그는 매실청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덜 익은 매실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은 동물들과 사람에게 배탈 등을 일으키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진화의 과정에서 대부분의 식물들은 아직 씨앗이 덜 여문 과일들에서 독성물질을 생성해, 동물들이 함부로 따먹지 못하게 만들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씨앗이 성숙하고 과일이 익으면서 이 아미그달린이란 독성성분은 점차 사라지게 되므로, 잘 익은 매실에는 독성이 거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매실은 맛이 시고 독이 없으며, 기를 내리고 가슴앓이를 없앨 뿐만 아니라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고 근육과 맥박이 활기를 찾게 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잘 익은 매실이 풋매실에 비해 이러한 약효를 내는 유기산 등의 성분이 열 배 이상으로 많이 함유돼 있기에, 매실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잘 익은 매실이 적극 권장됩니다.

보통 설탕을 많이 넣는 이유는 발효과정에서 가스가 생겨 맛이 변하지 않을까 걱정해서인데, 설탕을 매실의 50%만 넣고 가스가 올라오면 수시로 열고 빼줘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가끔씩 저어줘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저어주면서 가끔 맛을 보고 적절한 풍미가 우러나왔는지, 적절히 발효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오래되면 알코올 발효도 되고 식초 발효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발효 자체가 어려운 고농도의 설탕보다는 차라리 약하게 알코올 발효되는 쪽이 더 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매실의 신맛이 충분히 우러나왔다 싶으면 한두 달 만에라도 즙을 따라 냉장보관하고, 과육은 냉동 보관해 적절히 즐기면 매실을 충분히 이용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매실청을 지혜롭게 잘 담아 드시면 피로회복에 이만한 약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님들의 건강은 국력의 원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농부님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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