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8대 총선 최대 이변… 강 기 갑 당선인

“선거농사 제대로 짓자” 꿈 이루어졌다

  • 입력 2008.04.22 11:47
  • 기자명 장용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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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에서의 최대 이변”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각본 없는 드라마” “불가능했던 일이 현실로” “선거 혁명” … 등등. 농민 후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 9일 실시된 18대 총선에서 여당 실세인 이방호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을 누르고 당선되자, 뭇 언론들은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 가며 강 의원의 당선을 대서특필했다. 강 의원이 또 다시 국회로 부름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선인사 다니느라, 많은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느라 그를 만나기는 하늘에 별따기 였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의 승인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아보았다.

지역주민 비롯 전국민 성원에 감사 ... 농민·농업·농촌 위해 한길 갈 터

쌀 자급 달성…국제쌀값 파동에도 끄떡 없어 .... 식량무기화 시대, 우리밀겺?자급률 높여야
-당선이 확정된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선거사무실에서 선거운동원, 지역주민, 보좌관 등과 함께 TV를 시청하면서 당선 사실을 확인했다. 나보다 더 기뻐하고 환호해주는 여러분들의 축하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고, 몰려드는 취재 때문에도 별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은 상당히 무거웠다. 왜냐하면 해야 할 일들이 먼저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큰 지지, 큰 기대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 것인지, 약속한 공약들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 생각하느라 어깨가 매우 무거웠다.

-18대 총선 최대 이변이라고들 한다. 동의하는가?
▶이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선이후 서울을 오가니, 지역주민들뿐 아니라 타 지역 시민들의 축하와 격려도 많이 받았다. 집권여당의 실세, 대통령의 오른팔이라고 일컫는 인물이,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던 지역에서 고배를 마셨고, 소수정당인 민주노동당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는 사실에 사천도, 대한민국도 놀랐다고 본다.

-승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역민들의 현명한 선택과 전 국민적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에서 참 많은 분들이 하던 일을 제쳐두고 찾아오셨다. 태안에서 부안에서 남해에서 강원도에서 등등 이루 열거할 수가 없다. 선거농사 제대로 짓자는 농민들의 지지와 지원이 끊이지 않았고, 각계에서 정말 많은 격려를 해주셨다. 모든 꿈들이 모여 현실이 된 것이다.

▲ 강기갑 당선인이 지난 9일 18대 총선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식량무기화 시대다. 농업정책은 어떻게 가야 하는가?
▶일단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세계적으로 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이미 소비가 생산을 넘어서고 있지만, 우리나라 자급률은 아시다 시피 27%에 불과하다. 그나마 주식인 쌀은 100% 자급하고 있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쌀값 파동에도 끄덕이 없다. 하지만 밀, 옥수수 등이 원료가 되는 제품은 모두 값이 올랐다.

우리도 우리밀을 비롯해 콩 등 자급률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 농업이 갖는 다원적 가치를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농민이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까지 관여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식탁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친환경 농업을 정착해 나가야 한다.

-현정부는 강 의원 본인이 그토록 반대하는 한미FTA를 서두르고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미국 의회는 끄덕도 않고 있고, 미국 경제가 위태로운데 무슨 경제적 효과를 얻겠다고 부당한 협상, 불평등한 협정을 체결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농민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우리사회 양극화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복지, 의료, 문화 등의 후퇴도 예상되는 마당에 무엇에 이끌려 그렇게 맹목적인 조급증에 휩쓸리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매우 우려스럽다.

-협동조합 개혁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그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협동조합은 농민조직으로 출발한 것이다.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에 팔릴 수 있도록 판로를 확보하고, 가공, 판매까지 해내는 그 본연의 임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본업은 제쳐두고 신용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신용사업의 들러리로써의 경제사업이 아니라, 경제사업이 주가 되고, 경제사업으로 회원인 농민들의 소득이 담보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 그동안 끊임없이 주장했던 중앙회의 신·경분리는 농협의 제 길을 찾기 위함이었다. 경제사업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사천 발전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지금까지 사천은 특정 정당이 국회의원, 지자체 등을 독식하고 있었다. 아래로부터의 발전전략 수립보다는 위에서부터의 보이기식 건설행정에 급급한 경우가 많았다.

우선 지역민들의 든든한 신문고가 되고 싶고, 정치 불신을 해소시켜 줄 계기가 되고 싶으며, 지역민들이 바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17대 국회에 대한 소회와 18대 국회에서의 계획은?
▶능력은 탁월하지 않았지만, 17대에 국회에 들어와 단 한 번도 곁눈질하지 않고,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해 한 길을 걸어왔다. 다행히 그 활동들에 대해 국민들이 인정해주셨고, 이번 총선결과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여전히 부족함이 남지만, 혼신의 힘을 다했다. 18대에서도 첫 마음 그대로 한 길을 가겠다. 지역의 대표로, 농업·농촌·농민의 대표로 서민경제 활성화, 고용안정, 농업·농촌 살리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사천시민과 농민(단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선거농사 잘 지어주셔서 감사하다. 베풀어주신 그 큰 사랑에 부족함이 없도록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 변함 없는 관심과 애정, 그리고 비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그 성원과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장용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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