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 벼재배 ‘재검증’

김포 통진읍 일대 니탄층 분석작업 착수

  • 입력 2008.04.20 12:00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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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지역에서 지금으로부터 5천년전 한반도에서 처음 벼를 재배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식 인증받기 위한 기초작업에 착수했다.

11일 임효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와 유지만 전 김포시문화원장이 김포시 통진읍 가현2리 거물대천 지류 일대에서 고대 니탄층 채취 작업에 나섰다.

임효재 교수는 80년대 서울대박물관 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김포 가현리 니탄층에서 탄화미를 처음 발견하고 여기서 출토된 볍씨가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5천년전 생산된 쌀임을 입증한 장본인이다.

유지만 전 김포시문화원장은 문화원장 재직 당시인 2000년 임 교수와 함께 가현리 탄화미와 관련한 학술대회를 개최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조사범위의 규모가 작았고 출토된 탄화미가 10여개(현 덕포진박물관 전시)밖에 되지 않아 공식적인 인증을 받진 못했다.

이날 착수 작업은 시 농정과 직원들과 김포에서 처음 돌도끼를 출토해 화제를 모았던 주민 신중균 씨가 함께 했다.

작업은 거물대천의 지류하천 근방의 니탄층을 깊이 1.2m로 파내려가 상층부부터 하층부로 10cm 가량씩 12층으로 나눠 각각을 구분한 니탄을 출토 보관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가현2리를 시작으로 서암리에 이르는 10㎢ 내외 지역을 조사범위로 잡았다.

이날 출토된 니탄은 분석작업을 통해 고대 김포시에 생존했던 조상들의 생활상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니탄에 섞여 있는 과거의 식물군이나 곤충 등 생물군, 폐광류와 낱알 등을 분석해 과거의 기후조건이나 농경 생활방식 등을 조사해나갈 계획으로 이날 작업에서는 하층부에 속하는 8층과 9층에서 여러 차례 씨앗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출토된 니탄층은 발굴조사팀에 의해 1차 분석 후 2차로 식물학자 등에 의뢰할 계획이다. 이같은 예비조사 작업인 니탄 출토 작업은 본격적인 농사철 이전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가을 추수 후 조사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임 교수는 지난 1970년대 자신이 직접 발굴 조사한 여주 흔암리 주거지에서 출토된 BC 10세기경 탄화미가 공식적인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김포지역에서 발견된 탄화미는 이보다 훨씬 앞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매년 김포를 방문해 니탄층 분석을 실시해오고 있다.

유지만 전 문화원장은 “일본의 경우 200여곳에서 이탄층과 농경문화에 대한 연구가 활방히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하품만 하고 있는 상태”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통진 가현리 일대의 지금부터 5천년경의 볍씨는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벼재배가 시작된 시기로 알려진 1,000년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폭넓은 연구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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