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의 웃음에 희망이 보인다

소비자 만난 농민들 ‘활짝’ … “농부시장 활성화 해야”

  • 입력 2017.05.18 20:01
  • 수정 2017.05.18 20:03
  • 기자명 박경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마르쉐@에서 밤아저씨로 통하는 우제송씨가 시민들에게 공주 밤을 홍보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분주하게 농산물을 챙기면서 쉴 새 없이 소비자와 얘기를 나누는 농부들의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번진다. 지난 14일 마르쉐@혜화에서 만난 농부들의 표정에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개방농정으로 얼룩진 농촌현장에서 한숨과 분노서린 농민들의 얼굴과 목소리만 접하다 오랜만에 웃음짓는 농부들의 얼굴을 봐서일 터. 이날 만난 농부들은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즐거움에다 수익에도 도움이 되니 한 목소리로 농부시장의 활성화를 얘기했다.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의 금창영씨는 “마르쉐@에 4년째 출점하고 있다”며 “자연재배로 농사짓는 사람들이 출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을 구성해 판로도 개척하고, 품목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했다.

초기엔 어려움도 있었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단골도 생기고 수익도 늘었다는 금씨. 아무래도 가공이나 요리를 하면 부가가치가 생기다 보니 요리팀과 수공예팀의 수익이 많고, 농부팀의 수익이 덜해 처음엔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익에 따른 지속가능기금 등 농부를 우선적으로 배려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누그러졌다고 한다.

금 씨는 “농부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결국 지역에서 풀어가야 하는데 지역장터 등 기존상권과 부딪히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숭아와 머루포도 병조림을 판매하던 경북 경산 ‘어봉지길’ 농장의 이명훈씨는 “관계가 형성되니 과일 수확시기를 묻는 전화도 온다”며 “지역 도심엔 벼룩시장이나 야시장이 있지만 농특산품을 파는 농부시장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경기 남양주 하우스에서 200여종의 채소를 무경운재배하는 ‘준혁이네’의 이장욱(46)씨는 “소비자와 직접 대화하며 원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농부시장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으로 눈길을 끈 공주 밤아저씨 우제송(62)씨. 우씨는 소비자들에 “일단 드셔보라”며 자신있게 깍은 밤을 내밀었다. 공주 신풍면에서 3만평의 땅에 자연재배로 밤농사를 짓고 있다는 그는 “좋지 않은 건 베어내고 서서히 좋은 품종으로 변경하고 있다”며 밤맛의 비밀을 털어 놓았다. 2013년 지인의 소개로 마르쉐@와 연을 맺은 그는 “서서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오래 다니다 보니 단골들이 전화를 하는데 산속에 있다보니 문자를 남기기도 한다”고 했다.

우씨는 “건강산업이 중요한데 농식품부 장관 수명이 1년도 안 된다. 또한 식량자급률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수입만 늘리니 자꾸 병만 늘어 사람만 고장난다”며 “이제 농민을 푸대접해선 안 된다”며 최근 바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농부시장 마르쉐@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농부들’이다. 농부들이 웃음짓는 농부시장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