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농가가 간다, 한우영농조합법인 ④] “홍보 힘겹지만 번창시킬 것”

전국한우협회 보은군지부 ‘보은한우’
농가소득 보전·소고기 등급제 정착도 이뤄내

  • 입력 2017.05.12 10:42
  • 수정 2017.05.12 11:55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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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맛 좋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은 기본. 농가 소득을 보전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한우농가들이 따로 또 같이 힘을 모으고 있다. 5회에 걸쳐 전국 각지 한우조합의 운영방식과 철학,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생각만 했지 진짜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계기는 다 비슷할 걸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직접 찾자는 것.” 충북 보은의 ‘보은한우’는 지역 한우협회 회원 110여 농가가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으고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맹주일 보은한우 대표.

대표를 맡고 있는 맹주일씨는 지난 2월까지 6년간 전국한우협회 보은군지부장을 맡아왔다. 소 180마리를 키우면서 친환경 대추농사까지 짓는 그는 ‘생산자가 직접 판매에 까지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했다. 그나마 지부장직에서 물러나 한결 여유로워졌지만 구인난과 홍보 활성화가 과제로 남아있다.

젊은 사람들은 큰 도시에 나가있어 직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고, 소비자들은 가까운 상주나 청주 등 시내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소비에도 한계가 있다. 또 1년에 4달 정도, 농번기에는 까딱하면 적자를 볼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2월에 발생한 구제역의 여파로 피해가 더욱 심각했다고.

맹 대표는 “홍보만 더 활발히 해도 될 것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지역TV에 광고 좀 하려고 알아봤더니 여간 비싼 게 아니더라”면서 “결혼식 피로연 같은 큰 잔치를 하면 좋을 텐데 매장이 작아서 여의치 않고…. 우리 협회는 사료 대리점 역할도 겸하고 있는데 이게 아니었으면 조합운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그럼에도 보은한우를 번창시키기 위한 노력은 지속할 뜻을 밝혔다. 조합운영에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소속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목적도 있기 때문이다. 보은한우의 조합농가는 운임비용과 경매 상장수수료를 줄이고, 판정받은 등급에 따라 포상금도 지원받는다. 따라서 농가들은 조합을 통해 소를 출하하면 마리당 50만~60만원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변화도 있었다. 보은한우가 생긴 이후 지역 정육점에 소고기 등급제가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인해 지역의 한우고기 판매가격도 제자리를 찾았다. 맹 대표는 “소도시다보니 등급제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2등급짜리를 1등급 가격에 팔아도 모를 정도였는데, 우리가 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 판매점마다 등급제 표시가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축협이나 다른 한우고기 영업장들과 서비스 경쟁도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가 한우 먹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보은한우가 일조했다는 자평이다. 맹 대표는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우의 참맛도 알 수 있고 ‘한우는 비싸다’는 고정관념도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보은한우의 건물을 짓는 게 목표라는 맹 대표는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한우 직거래 활성화 지원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돈만 주고 끝이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지원사업 개선을 위한 현장조사나 운영에 대한 지도 등의 역할이 전무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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