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농사 출발

산자부, 청주 미원면서 ‘농촌 태양광 사업’ 첫 삽 … 농민들, 기대와 함께 우려도

  • 입력 2017.04.28 10:43
  • 수정 2017.04.28 10:46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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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촌 태양광 1호 사업 착공식이 지난달 25일 충북 청주시 미원면 계원리에서 열린 가운데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25일 조용한 시골마을인 충북 청주시 미원면 계원리가 들썩였다. 이날 계원리에선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농협이 주관한 ‘농촌 태양광 1호 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엔 주형환 산자부 장관,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정운천 의원(바른정당),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승훈 청주시장,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인사가 모였다고 한다.

농촌 태양광 사업은 산자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대책’의 일환이다. 농민이 거주지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사업에 참여하면 5년 거치 10년 상환, 연이율 1.75% 변동금리 등 장기저리 정책융자를 우선 지원하고, 생산전력 판매시 우대한다. 한국에너지공단과 농협은 사업컨설팅과 시공업체 알선 등을 지원한다. 두 기관은 지난해 12월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동안 보급된 태양광 설비 중 약 63%가 농촌에 설치됐으나 대부분이 외지인에 의해 추진됐고, 정작 지역 농민은 정보 부족과 자금 부족 등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산자부는 농가의 농외소득 증대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라는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농촌 태양광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산자부는 2017년 1,000호 보급, 2020년까지 1만호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전국 8개 권역별 사업설명회를 개최했고, 농협 등을 통한 수요조사 결과 현재 680여 농가가 참여의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호 사업엔 윤창한 낭성농협 조합장을 포함 미원면·낭성면 13개 농가가 농촌태양광조합을 결성해 참여했으며 25억4,000만원의 투자금으로 각 가구당 31kW~396kW 규모로 총 1.44MW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10월 완공 예정이며 연간 1,800MWh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657농가가 1년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무엇보다 원리금 상환과 유지·보수비용을 제하고도 농가당 연평균 1,100만원의 순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조합의 형태로 참여해 시공·관리 측면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주민 참여형 태양광사업의 좋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윤 조합장은 “60대 젊은 농가를 중심으로 1호 사업을 추진했고, 곧 고령층을 중심으로 2호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좋은 사업이 될 것이다. 실제 수익이 창출되면 신청이 줄을 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농민 김남철(63)씨는 “계원리 2,500평의 밭에서 사과농사를 지어왔지만 수입이 안 좋아져 노후대책으로 태양광 사업에 참여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원면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충북에 태양광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데 설비 투자금에 대한 부담이 크고 수익성도 확인되지 않아 내키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에선 2020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방법 중 하나로 태양광 발전 시설 보급을 얘기해온 만큼 이 사업이 농가소득의 한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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