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돈 혈통등록, 다변화인가 이원화인가

한돈협, 종돈 등록기관 조건부 승인 받아
한종협 “충분한 협의 없었다” 반발

  • 입력 2017.03.12 10:15
  • 수정 2017.03.12 10:17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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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종돈 혈통등록업무는 우수종돈 개량을 근본적인 목표로 둔 사업이다. 기존까지 한국종축개량협회(회장 이재용, 한종협)가 업무를 맡았지만 지난해 12월 30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한한돈협회에 이 업무를 조건부로 승인해 논란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한종협은 지난달 성명을 내 농식품부의 종돈 등록기관 조건부 승인을 비판했다. 한종협은 성명에서 “농식품부가 충분한 협의를 무시하고 한돈협회를 종돈 등록기관으로 조건부 승인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으로 판단된다”며 “종돈개량정책에 혼란을 초래하고 결국 종돈장과 양돈농가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김성수 한종협 종돈개량부장은 “돼지분과협의회 회의가 지난해 12월 AI 발생으로 미뤄졌는데 그 사이에 조건부 승인이 났다. 농식품부는 이해당사자인 한종협에 공문 한 번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부장은 “DB구축은 단순히 입력만 하는 게 아니라 오류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한종협도 많은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프로그램을 보완해 신뢰성을 높여왔다. 오류와 민원에 대응할 노하우가 있어야 종돈 등록업무를 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한종협이 기존에 구축한 DB자료를 달라면 주겠지만 서로 DB를 공유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원장과 입력자료가 맞는지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데 종돈 등록업무를 아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돈협회는 국내 종돈 개량 수준이 낮고 과다한 등록 수수료를 경감하려면 종돈장에 등록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종돈은 덴마크와 비교해 평균 실산자수는 4.6두 낮고 평균 사료요구율은 0.57㎏ 높아 아직 양돈 선진국의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다. 또,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가 실산자수를 1두 높일 동안 덴마크는 2.7두 상승해 개량속도도 더딘 편이다.

한돈협회는 한돈팜스와의 연계를 통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장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종돈장 서비스를 강화해 기존 등록기관인 한종협과 건전한 경쟁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가축개량총괄기관인 국립축산과학원을 통한 종돈 등록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자는 논의도 거론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경쟁체계가 단독보다 등록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기대하고 있다. 유미랑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주무관은 “한돈협회는 등록 수수료를 30% 낮춰 부담을 줄이고 종돈장들이 가진 서비스 관련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종돈과 양돈을 연결해 제3의 정보를 만들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유 주무관은 “양측의 입장을 듣고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종돈장 입장에선 수수료만 낸다는 불만이 있었다”라며 “진행하다보면 개선할 부분이 있을텐데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종협 관계자에 따르면 등록 수수료는 연간 5억원 남짓한 규모다. 순종돈 등록실적은 2015년 4만9,916두에서 5만7,735두로 늘었고 번식용씨돼지(F1)는 같은기간 24만3,287두에서 26만2,765두로 늘었다.

그러나 양 협회가 나눠진 수수료만으로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감당하기엔 버겁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 한종협 관계자는 “종돈 등록에 경쟁원리를 적용하는 건 맞지 않다”라며 “등록업무는 개량이 근본 목적이다. 어떤 방향이 개량에 도움이 되는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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