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사료 안전성, 이대로 믿을만한가

양돈용 배합사료서 곰팡이독소 권고기준 초과 검출
업체자율에 맡긴 자가품질검사도 문제

  • 입력 2017.03.12 09:54
  • 수정 2017.03.12 09:57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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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국내 양돈용 배합사료에서 사료관리법상 권고기준을 초과한 곰팡이독소가 검출되며 축산사료 안전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료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안전성을 검증할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달 23일 국내 주요 10개사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0개 농장에서 수거한 79개 양돈 배합사료 샘플을 수거해 인증된 사료검사기관(국내 1곳, 해외 1곳)에서 분석했다.

이 결과, 곰팡이독소인 디옥시니발레놀(DON)은 전체 샘플에서 99% 양성률과 536ppb의 오염도를 보였으며 9개 샘플에서 사료관리법상 권고기준을 초과해 나타났다. DON은 모돈에선 수태율 감소 및 유방염 증가, 육성돈에선 사료 섭취 감소 및 사료효율 저하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푸모니신(FUM)은 75%의 샘플이 양성률을 기록했고 평균 441ppb의 오염정도를 나타냈으며 제랄레논(ZEN)은 57%의 양성률과 48ppb의 오염도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선 곰팡이독소 중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만 국내 허용 기준이 있을 뿐, 나머지는 권고기준으로만 명시돼 강제성이 없다.

곰팡이독소는 옥수수 등의 사료원료를 통해 오염된 걸로 추정된다. 2016년도 미국산 옥수수에 대한 곰팡이독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DON, FUM, ZEN이 각각 75%, 72%, 42% 검출됐다. 따라서 사료원료 검사에서부터 곰팡이독소를 가려내는 방안이 필요하다. 옥수수는 양돈뿐 아니라 상당수 축종의 사료에 쓰이며 절대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한 사료원료의 안전성 문제는 곰팡이독소에 국한한 사안이 아니다. 현재 수입한 사료원료는 수입항에서 일단 검사한 뒤 사료업체에서 자가품질검사를 진행한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매년 제조·유통단계 사료를 검정해 부적합내역이 나오면 해당 제조업체를 관할하는 시·도에 통보해 행정처분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따져보면 안전성을 신뢰하기엔 석연찮은 여지가 많다.

우선 수입항 검사는 농협중앙회, 사료협회, 단미사료협회가 농식품부의 위임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사료원료를 수입하는 업체들이 회원으로 속해 있다. 또, 자가품질검사는 사료업체가 검사기관, 검사시기, 사료선정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진행한다.

농관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분석기관을 갖춰 품질검사를 하는 곳도 있고 소규모업체는 농식품부가 인증한 기관 17곳 중 선택해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사료업체 중심으로 사료 원료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셈이다.

농관원은 매년 사료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연간 4,000여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농관원이 지난 2일 공개한 지난해 사료검정 실적은 3,793점이며 올해 3,950점을 확인할 계획이다. 국내 사료업체와 브랜드 수, 축종과 계절별 편차를 고려하면 안전성을 보증할만한 숫자라 하기 어렵다.

김기홍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축산팀 사무관은 “앞으로 모니터링을 예의주시하며 곰팡이독소 관련규정 등의 개정이 필요한지 검토할 생각이다”라며 “해외 기준 등을 참고하고 필요하면 관련기관 의견수렴도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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