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농부증에 대하여

  • 입력 2017.02.24 15:43
  • 수정 2017.02.24 15:57
  • 기자명 최정원 전남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정원 전남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최정원 전남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대학생 때 농민학생연대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약 일주일간 농촌에서 복분자도 따고, 잡초도 뽑고 하면서 농민들의 생활을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내리쬐는 햇볕아래,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일을 하다 보면 온몸이 쑤시고 결려왔습니다. 일주일 일하다 가는 젊은 대학생도 이렇게 힘든데, 농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저절로 쌀알 한 톨 한 톨이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농업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국제 노동기구인 ILO에 따르면 농업은 채굴을 하는 광업, 건물을 짓는 건설업과 함께 3 대 위험 업종 중의 하나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다년간 농업에 종사한 농부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체 증후군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농부증(農夫症)입니다. 이 용어는 1943년 일본의 Kumagai라는 사람이 처음 보고했습니다. 그 이후 연구와 조사가 지속됐고 농민들의 여러 공통적인 신체증상을 8가지로 묶어 농부증의 진단 지표가 만들어집니다. 여러분도 한번 체크해보세요(표 참조).

근골격계 질환은 내과적 질환보다 더욱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간과하기 쉽기도 합니다. 숨이 가쁘거나 차면, 병원으로 바로 갑니다. 하지만 무릎이 아프거나 쑤시면 ‘원래 그런거야’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호들도 매우 소중한 신호입니다. ‘내 몸이 정상이 아니다’ 라고 몸에서 알려주기 때문이지요. 이런 신호를 무시하고 반복적으로 증상이 쌓이다 보면 만성적으로 통증을 달고 살게 됩니다. 더 낫기도 어렵고요.

반복적인 노동 사이사이에 스트레칭을 해주세요. 별 것 아닌 것 같은 팔 뻗기 같은 동작도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리도 무릎도 쭉쭉 뻗어주세요. 동의보감에 보면 “대체로 흐르는 물이 썩지 않는 것과 문지도리가 좀먹지 않는 것은 그것이 운동하기 때문이다. 양생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걷지도, 서 있지도, 앉지도 말아야 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수명을 단축시킨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같은 자세를 오래하지 않고 중간 중간 가볍게 움직여줘야 합니다.

 

근력 강화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쓰지 않는 근육은 점점 줄어듭니다. 앉았다 일어나기, 실내 자전거타기 등 특히 다리 하체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상시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한국 같은 좌식문화에서는 땅바닥에 앉는 자세가 많습니다. 무릎을 굽히고 앉는 것 자체가 무릎관절에 많은 부담을 줍니다.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칼럼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농부증의 증상들을 하나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병을 알면 더욱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조기치료가 중요합니다. 위의 예방사항들을 실천하면서 통증을 관리하는 치료를 받아야 더욱 건강히 지낼 수 있습니다. 침을 처음 맞으면 따끔하면서 근육이 수축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부드럽게 이완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차에 기름을 칠해야 더욱 오래 쓸 수 있듯, 침과 물리치료도 주기적으로 치료 받으셔야 더욱 좋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