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체험마을’ 공주 예하지마을에 가다

  • 입력 2017.02.16 20:53
  • 수정 2017.02.16 20:55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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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입춘이 지났지만 공주 산골 예하지마을의 하루해는 짧기만 했다.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농촌체험휴양마을인 예하지마을의 사무장인 김학출씨는 주민들 사이에서 분주했다. 김 사무장은 마치 경기를 앞둔 감독처럼 정월대보름 행사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주민을 지원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해가 기울자 풍물패의 공연 속에 신농깃발을 회관 앞에 세우고 제물을 차린 후 고사제를 올렸다. 이어서 소지올리기와 마을어귀 장승고사를 지낸 후 마지막으로 달집을 태우면서 소원을 빌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인근 공주시내 어린이들이 체험학습을 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마을회관에서 다시 만난 김 사무장에게 그동안 이곳에 정착하게 된 과정을 들었다. 그는 전직 공무원으로 10년 전 이곳으로 귀농해서 마을에 젊은이가 없어 사무장을 맡게 됐다고 한다. ‘마을사무장’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7일부터 마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체험관 한 켠에 책상과 컴퓨터도 올려놓고, 집에서 난로도 갖다놓았다. 그는 “마을자치의 모델을 구축해 보고자 내딛은 걸음”이라며 마을 사무장을 자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마을만들기의 목적에 대해 “생태적인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마을엔 아직도 대동계가 유지될 정도로 마을전통이 온전히 이어져오고 있으며 마을 생태계도 잘 보존해 우렁 텃논 분양과 청정배추 김장프로젝트도 시행해 오고 있다.

김 사무장은 또 “예하지마을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도 체험객은 물론 도시인들에게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을에선 오미자 재배, 토종콩 재배, 블랙커런트 따기, 옥수수 따기, 밤 줍기, 고사리 채취, 인절미와 손두부 만들기, 솟대 제작 등의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있다.

예하지마을은 10년 전 도농상생 프로그램으로 충남도가 추진한 `오도이촌'사업으로 2012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고, 금년부터 사업비 40억원을 투입해 인근 요룡1리와 도깨비권역정비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무장은 “마을만들기사업이 성공하려면 정부나 지자체가 사업자금만을 지원하는 것보다 마을 활동가를 육성하고 마을자치를 강화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예하지마을은 오는 20일에 동네자치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대부분 주민자치 사업은 위원장 등 집행부 몇 사람이 결정해왔다”며 “주민사업은 주민들의 참여 속에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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