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순계 보전대책 시급하다
토종닭 순계 보전대책 시급하다
  • 홍기원 기자
  • 승인 2017.01.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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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확산 피해 분산해야 하나 비용·지자체 이동제한에 발목
원종계 농장 수준 방역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금류 원종계(GPS)농장 방역 강화에 나섰지만 정작 토종닭 순계(PL)농장엔 GPS농장에 버금가는 방역 강화 조치를 하지 않은 걸로 드러났다. 고병원성 AI에서 토종닭 순계를 보전하려면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순계는 유전 형질이 순수한 개체끼리 생식을 계속해 온 동일한 형질의 계통을 일컫는다. 원종계보다 윗 단계로 순계를 육성해야 다양한 교잡을 통해 시장에 맞는 형질을 개발할 수 있다.

토종닭은 가금류 중 유일하게 한협, 소래 등 고유의 순계를 보유하고 있다. 종자전쟁 시대에 이와 같은 유전자원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를 갖고 있기에 보전에 특히 신경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AI확산 사태에도 토종닭 순계 보전의 중요성을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충남 금산군엔 3대째 토종닭 순계를 보전해온 한협축산 농장이 있다. 현재 한협 PL은 이곳에서만 보유하고 있어 AI 위협에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태다.

한협축산은 골든시드프로젝트 사업에도 참여해 지난해엔 키르키스스탄으로 종란을 수출하는 개가를 올린 곳이기도 하다. 충북 단양군에 농장을 확보하고 순계를 분산하려 했으나 충북도의 이동승인이 늦어지며 하염없이 겨울을 보내야 했다. 농장 관계자는 “최근에 충북도에서 이동승인을 받아 이동하려는데 어떤 경로를 지나야 할 지 계획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박범진 한협축산 대표는 “분산 자체가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문제다. 한시적으로 겨울에만 분산해 보전하다가 자비로 농장을 추가로 구입해 이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단양농장에 약 2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산농장이 30년이 넘은 농장이라 개보수도 필요하고 순계 보전엔 인력도 많이 드는데 정부 지원이 별로 없어 리스크가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산군 방역차량이 소독을 자주 하는데 순계보존이 목적이라면 분산배치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 상임부회장은 “PL이 없어지면 종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에선 개념을 모른다. 그러니 종자의 중요성도 모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 부회장은 “어렵게 농장을 구입했는데 충북에서 못 받는다고 통보해 시일을 소요해야 했다. 종자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서 “순계가 AI 발생지역을 피해 단양군에 진입하려면 경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것도 미지수다”라고 탄식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산란종계와 10만수 이상의 산란계 및 산란종계 농장의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이어 이달 4일엔 원종계 농장 방역강화대책을 내놓아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원종계 농장 방역강화대책을 보면 △거점소독시설 설치 운영 및 3㎞이내 소규모 농가 살처분 △주요 진출입 지점 점검 및 통제초소 추가 설치 △종계 직접 관리지역 청정지역으로 구분해 최고수준 방역관리 추진 등이 내용이다. 원종계 농장에 대한 뒷북방역이란 언론보도엔 “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 등을 통해 전국 종계 농가 등 가금류 농장의 위치 및 사육두수, 인근의 가금류 사육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정작 토종닭 순계 농장엔 원종계 농장에 버금가는 방역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걸로 파악됐다. 금산군 관계자는 “이 지역은 가금농가 수도 적고 철새도래지도 없는 지역이다”라며 “거점소독시설 1곳과 산란계농가 10만수 이상 농가엔 출입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한협순계 농장에 대해선 “종계장 특별 방역관리가 필요하다는 공문이 와 농장인근에 출입에 유의해달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승환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2015년에 한협축산에 5억원을 지원해 방역시설 개·보수를 지원한 바 있다”라며 “순계농장을 종계장 수준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토종닭 순계를 보유한 농장들의 수요 조사를 하고 방역관리과와 협의해 추가로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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