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산물 출하트럭 기사들이 매우 위험한 운송환경에 노출돼 있다. 과도한 적재로 인해 매일 위태로운 주행을 거듭하고 있는데 가급적 많은 농산물을 적재하고자 하는 출하주의 입장과 맞물려 개선이 쉽지 않다. 강제로라도 이를 제한해야 할 단속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가락시장 농산물 출하 차량은 시장환경 및 차량가격 등의 요인으로 5톤 장축이 일반적이다. 통상 5톤 장축트럭에 12톤 이상의 농산물을 적재하면 브레이크 제동에 이상이 생기지만 양배추, 고랭지배추 등 일부 가벼운 품목을 제외하면 15톤 이상의 과적재가 일반적이다.
경찰청이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는 적정 적재량은 본래 적재중량의 110%로, 5톤 트럭의 경우 5.5톤이 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도로법」에서 제한하는 바는 ‘총중량’ 40톤이다. 차량무게 8.7톤짜리인 5톤 트럭이 30톤 이상의 물건을 적재한다 해도 상관이 없는 셈이다.
경찰이 「도로교통법」을 기준으로 간헐적인 단속을 하면, 관행적으로 10톤 이상의 농산물을 나르고 있는 트럭 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벌금을 물어야 한다. 혹은, 그 자리에서 국토교통부와 통화를 연결해 「도로법」 규정을 확인시켜 주면 그냥 통과를 시켜 주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출하트럭 기사들은 12톤 이상의 적재에서 브레이크가 제대로 밟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행여라도 경매시간에 맞추기 위한 과속과 안전거리 미확보 등이 더해진다면 사고 위험성은 몇 배로 커지게 된다. 명경철 화물연대 서경지부 가락동분회장은 “돈도 좋지만 이렇게 위험하게는 일하고 싶지 않아 출하할 때마다 하주와 항상 싸움을 한다. 단속을 제대로 하면 안전을 담보할 명분이라도 생기겠지만, 경찰 기준과 국토부 기준이 제각각이고 모두 비현실적이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