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서 매달 둘째 주말 친환경 먹거리 장터 열린다

원주 친환경 농산물 장터 ‘생생마켓’ 방문기

  • 입력 2016.10.14 14:39
  • 수정 2016.10.14 14:42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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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협동조합의 메카 강원도 원주에서 정기 장터 ‘생생마켓’이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토닥토닥맘협동조합 등의 주최로 지난 8일 첫 발을 뗐다.

생생마켓은 원주, 횡성 등 강원도 서남부 지역 일대 친환경 농가의 판로 확대 및 친환경 농산물 홍보·판매, 주민 대상 친환경 농산물 제공 등의 목적으로 시작됐다. 장터는 8일과 9일, 주말 양 일간 각 오전 11시~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장터에선 친환경 농산물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9일 방문한 원주시 보건소 지하 1층 생생마켓 현장. 각 판매 부스에서 농산물에 대한 설명을 하는 농민과 이를 듣는 주부들, 농민이 직접 생산한 각종 먹거리를 먹어보는 청년들, 엄마 손잡고 장터에 와서 뛰노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장터 주최 단체 중 하나인 토닥토닥맘협동조합 조미화 씨. 그는 현장에서 진행요원으로 일하던 와중에도 장터에 판매자로 나선 농민들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줬다.

“원주, 횡성 일대엔 귀농·귀촌하신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은 농산물 판로가 너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새벽시장이 있긴 하나 주로 대농(大農)이나 새벽시장연합회에 가입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친환경 농산물은 가락시장 등에선 가치를 인정 못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좀 더 이 분들의 판로를 늘리고자 하는 게 생생마켓 개설 이유 중 하나이다. 여기 나오신 분들 중엔 서울 대학로 마르쉐 장터나 양평 리버마켓에 나가시는 분들도 있다.”

판매자는 31팀. 그 중 3분의 2 가량은 개별적으로 온 농민들이었다. 원주 일대에서 재배한 Non-GMO 유기농 옥수수로 만든 팝콘 시식 부스에서 팝콘을 한 움큼 먹은 뒤, 그 뒤의 판매 부스로 갔다. 원주시 신림면 거주 이규옥 씨가 직접 재배한 무농약 참깨를 그의 부인이 팔고 있었다. 이씨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 나왔다. 소개란엔 ‘귀농 17년차 농부~ 밥이 우리네 생명을 살림을 믿고, 친환경농법에 목숨 거는 신림면의 표표아빠랍니다’라 적혀 있었다.

이씨 부부는 1999년부터 깨농사를 지었다. 이씨의 부인은 “쌀도 그렇고 많은 농산물들이 수입 농산물 때문에 가격이 떨어져 고민이 많다. 판로 문제도 걱정이다. 그런 고민들을 안고 이 장터에 왔다”고 했다. 무농약 참깨에 대해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50대~60대 이상 어르신들이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한다. 어머니께 드리고자 5,000원 주고 참깨 한 봉지를 샀다. 봉지에도 ‘(무농약) 깨 볶는 농부 신림면 이규옥’이란 이름이 그의 전화번호와 함께 쓰여 있었다.

원주시 부론면에서 온 이지원 씨. 그는 직접 재배한 알타리무 등의 친환경 농산물과 몇몇 수공예품을 팔고 있었다. 원래 전통예술극단 활동을 하던 이씨는 4년 전부터 전업농으로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 “농사짓는 게 너무 재밌다”던 이씨에게 고민은 없냐고 물으니 “병충해를 농약 치지 않고 어찌 막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웃었다.

9일 강원도 원주시에서 열린 '생생마켓'의 원주생활협동조합(원주생협)과 원주생명농업 부스. 생생마켓은 향후 매달 둘째 주 주말에 정기적으로 열린다.

농업회사법인 원주생명농업 관계자들은 땅콩호박전 시식을 시켜주며 “느끼하실 테니 드시고 옆에 반찬도 드셔보세요” 하고 권했다. 옆엔 오이지, 고구마줄기, 고들빼기 김치 등이 소담스레 담겨 있었다. 당연히 전부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것들이다. 달짝지근한 땅콩호박전을 먹은 뒤 깔끔한 고들빼기 김치를 먹으니 느끼함이 싹 가시고 입이 시원했다. 원주생명농업에서 나온 김태영 씨는 “우리 법인에선 친환경 농산물 식품가공 공장을 10월말 준공 목표로 준비 중”이라 했다.

생생마켓은 향후 매달 둘째 주 토~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지원 씨는 “어제 오늘 합쳐 꽤 많은 방문객들이 왔다. (장터가)조금만 더 특색을 갖추고 자리 잡으면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장터의 활성화가 농민들의 판로문제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생생마켓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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