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위한 농협 개혁” 한목소리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취임 후 첫 농민단체장과 간담회

  • 입력 2008.03.17 11:26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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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농협중앙회 중회의실에서는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과 농민단체장들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최 회장이 지난해 말 취임한 뒤 처음 갖는 것.

최 회장은 인사말에서 “농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농협개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달 내로 농협개혁위원회를 발족해서 농협의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겠다. 개혁위원회가 개혁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농민단체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농민단체장들은 농협 개혁, 경제사업 활성화, 여성농업인 지원 등을 이야기했으며,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과 농민단체장들간의 간담회가 지난 11일 서울 충정로 농협 본관 중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는 “농협중앙회가 계속 농협개혁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한 적은 없었다”며 농민의 기대에 맞는 개혁을 요구했으며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농협에서 판매를 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삼태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식량위기와 이명박 대통령의 농정이 농업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농협이 한국농업을 살리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보여줬을 때 농민들이 같이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애정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식량위기가 거론되는데 농협중앙회가 오래 전부터 조사를 해왔고 세계 곡물 수급동향에 대해 많은 자료를 갖고 있어 내부적인 대책이 마련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농협이 앞장서서 농민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고 도시민들이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의장은 “회원농협들이 농협중앙회에 대해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데 회원조합을 통제하기 때문에 그렇다. 회원조합의 자기사업을 통해서 자기 지역의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도록 풀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시군단위로 가도 농협이 없는 지역은 없다. 정부가 할 수 없는 것을 농협이 할 수 있다”며 “남는 당기 순이익을 갖고 기업을 확장하는데 투자할 것이냐, 농민들 삶을 바꾸는 데 투자하는 것은 중앙회장의 역할”이라며 농민들을 위한 농협이 되기를 당부했다.

우정규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여성농업인육성발전협의회를 만들었는데 여성농업인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여성농업인육성발전협의회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했으며 “농협중앙회 사외이사 중에 여성농민이 없어 여성농업인 참여를 보완해 달라”고 말했다.

장기원 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은 “농협이 거대한 성장을 했지만 우리 농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것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도시농협과 지역농협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도시농협이 지역농협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여성농민은 농번기만 되면 가사노동하고 어려움이 많다”며 “지자체와 농협에서 모내기철 하고 가을에 2개월 공동취사장을 운영해서 여성농민의 힘을 덜 수 있는 것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윤천영 농업기술자협회 회장은 “농협이 조합원 주인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농협도 머슴의 자세로 변한다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농가 사료구매자금을 무이자 지원을 실시하고 사료안정기금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유가공조합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무이자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해주면 조합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김준기 한국4-H본부 회장은 “농협직원은 협동조합 운동가가 돼야 한다. 농협사업만 하다보니까 성과, 경영위주로 빠져버렸다”고 비판한 뒤, “협동조합 정신과 원칙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지 냉철하게 반성해야 하고 규모화, 통폐합은 경제논리이지만 협동조합은 가장 인간적인 유대가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도숙 의장은 최원병 회장에게 농협중앙회가 가입한 한미 FTA 민간대책위원회에서 탈퇴할 것을 요구했고, 최 회장은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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