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민들 “자식같이 키운 쌀 갈아엎고 태웠다”

정부, 미국산 쌀 6만 톤 수입 입찰 실시
"농민 두번 죽이는 박근혜정부 퇴진시켜야"

  • 입력 2016.09.21 10:15
  • 수정 2016.09.23 16:58
  • 기자명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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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광주전남연맹은 20일 오전 전남 나주혁신도시 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앞에서 쌀값 폭락에도 쌀 수입을 추진하는 박근혜 정부 퇴진을 촉구하며 농민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은 쌀수입을 강행하는 정부를 규탄하며 aT 상징물과 함께 볏단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다.
이날 농민들은 화형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기습적으로 소화기로 두어차례 불을 끄는 등 농민대회진행을 방해해 이에 성난 한 농민이 나락을 집어 던지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농민들은 화형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기습적으로 소화기로 두어차례 불을 끄는 등 농민대회진행을 방해해 이에 성난 한 농민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농민대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투쟁결의문을 손에 들고 성난 농심을 표출하는 화형식에 소화기를 뿌리는 경찰들을 참담하게 지켜보고 있다.
aT 앞에 쌓아둔 볏짚단에 농민들은 ‘쌀 수입 중단하라’ ‘농민도 사람이다’ 등 구호로 박근혜 정권을 규탄했다.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

수확기를 앞두고 연일 하락하는 나락 값으로 쌀재배 농가들의 심정은 바싹 타들어갔다. 게다가 20일 정부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 aT)를 통해 미국쌀 6만여톤을 수입 입찰을 실시해 농민들은 풍년 벼농사에도 마음은 시커먼 재가 됐다.

전국 시군 등지에서 수확이 얼마 남지 않은 논을 갈아엎는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가하면, 광주전남지역 농민들은 자식같이 키운 쌀을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하는 등 참담한 심경을 그대로 표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김재욱)은 20일 오전 10시 전남 나주 혁신도시 내 aT 앞에서 ‘박근혜정부 퇴진 광주전남 농민대회’를 열고 쌀수입을 강행하는 정부를 규탄했다. 같은 시간 aT는 미국산 쌀 6만 톤 수입 입찰을 실시했다.

이날 이효신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농민들이 농사 다 지어놓고 땀흘린 대가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자식같이 키운 쌀을 갈아엎고 태우는, 이것이 정상적인 국가냐?”며 “정부의 정책 실패책임을 왜 모두 농민에게 떠넘기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 “3년동안 풍년이 되면서 정부에선 과잉재고 해결하겠다, 가격안정시키겠다며 대책을 매년 내놓고 있지만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농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쌀 40kg 4만원대가 사실상 무너졌다”며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이러고도 이 정권이 존재해야 되느냐? 이것은 쌀 대란이자 재앙이다”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중소농들이 떨어진 시중가격으로 나락을 다 팔고 난 후인 10월말에서야 쌀재고량조사발표를 해왔다. 농민들한테는 사실상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정책이었다”고 꼬집으면서 “쌀값 폭락의 주된 원인은 우리는 필요도 없는 41만톤 쌀을 매년마다 100% 의무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농민들은 농기계 50여 대에 ‘쌀 수입 반대’ ‘박근혜정부 퇴진’ 등의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걸어 도로에 세워두는 한편, aT 앞에 쌓아둔 볏짚단에 ‘쌀 수입 중단하라’ ‘농민도 사람이다’ 등 구호를 써 성난 농심을 표출했다.

또 aT 상징물과 함께 볏단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소화기로 두어차례 불을 꺼 이에 성난 농민이 나락을 집어 던지는 등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불타는 나락 앞에서 농민들은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며 “풍년 소식에 도리어 한숨을 쉬어야 하는 이땅 농민의 타는 심정을 아는가? 미국 쌀 팔아주자고 우리 농민들 등에 비수를 꽂는 정부가 과연 대한민국 정부가 맞는가?”라며 개탄했다.

또 “쌀값이 떨어지다 못해 25년 전 가격으로 추락한 이 기가 막힌 상황 속에 정부의 미국 쌀 수입 계획 발표는 그야말로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행태”라며, 미국 쌀 판매업자임을 자처하는 박근혜 정부를 퇴진시키는 것이야 말로 다 죽어가는 농업농촌을 살리고 식량주권을 지키는 길이다. 우리 농민들은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고 투쟁을 결의했다.

참가농민들은 이날 △쌀값 폭락의 주범 쌀 수입 즉각 중단 △미국 쌀 판매업자 박근혜 정권 퇴진 △농민들의 단결투쟁으로 나락 값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는 22일 농민대회에 이어 11월 22일 민중총궐기까지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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