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재수 장관에게 바란다

  • 입력 2016.09.10 22:41
  • 수정 2016.09.10 22:42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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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반의 예상과 달리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국회는 다수의견으로 ‘국무위원으로 부적절하다’는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인 9월 4일 전자결재를 통해 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더해 김 장관은 취임 하루 전 출신학교 SNS에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음해·정치적 공격이 있었다. 장관으로 부임하면 본인의 명예를 실추 시킨 언론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지방대 출신 흙수저라 무시당했다’는 지극히 감정적인 글을 올렸다. 아울러 취임식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러한 모습은 일파만파가 돼 야 3당이 해임건의안을 합의하게 만들었다. 이는 김 장관이 자초한 일이다. 청문회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공격받고 언론에 일방적으로 보도됐다는 것은 본인의 항변일 뿐이다. 청문회 과정에 소명할 기회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한 본인의 책임이지 누구 탓을 할 수 없다. 설령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일반 국민의 상식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국가의 중책을 맡는 장관이 취임 전후 절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선 점은 심각히 우려되는 바다.

한편 김재수 장관 취임 이후 몇몇 군소 언론에서 야당을 비판하고 김 장관을 지지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또 농식품부 간부들이 이런 기사를 SNS 상에 링크해 확산시키는 상황이나, 일부 농민단체에 지지성명을 요구했다는 소문 등을 종합하면 매끄럽지 못한 장관의 취임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다행히 지난 8일 김 장관은 지금까지의 논란에 대해 사과입장을 발표했다. 이제 자중자애하고 좀 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그리고 성찰의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농업계는 산적한 현안들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특히 수확기를 맞아 사상 최악의 쌀값 폭락이 예상되고 있다. 현안에 집중해 농민들 걱정을 덜어야 할 농식품부 장관이 신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 더 이상 개인 신상문제에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논두렁 밭두렁을 누비며 현안을 챙기고 농민들의 고충을 풀어주는데 주력하길 촉구한다. 세간의 평가는 항변하는 것보다 순리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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