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쓴 소리 듣겠다는 농협에 거는 기대

  • 입력 2016.08.19 14:05
  • 수정 2016.08.19 14:06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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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전국농민회총연맹에 강연을 요청했다. 전농은 지난 16일부터 4차례 걸쳐 농협중앙회 임직원 600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시작했다.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전농에 강연을 요청한 것은 농협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사실 농협이 농민단체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농협은 지금까지 여타의 농민단체를 초청해 강연을 들은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전농의 대표를 강연에 초청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전농은 진보적 농민단체이다. 전농은 농업정책에 대해 가장 매서운 비판을 해왔다. 농협 문제에 있어서도 전농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경제사업 중심의 농민의 농협이 돼야 한다고 일관적으로 주장해 왔고 비타협적인 활동을 해왔다.

반면 대다수의 농민단체들은 어땠는가? 현안이 생기면 농정개혁과 농협개혁을 주장했지만 일정한 시점이 되면 정부와 농협에 타협해 그들의 편에서는 경우가 일상화 됐었을 정도이다.

그래서 전농은 정부나 농협에게는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그리고 전농의 주장은 이상적이라 현실성이 없다고 외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이번에 전농의 대표를 초청해 임직원들이 강연을 듣기로 한 것은 농협의 용기 있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취임 이후 농협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병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 바가 크다.

그간 농협에 가장 쓴 소리를 하고 또한 가장 강력하게 농협개혁 투쟁을 선도했던 전농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자체가 변화의 출발이 아닐 수 없다. 몇 번의 강연으로 농협이 변화된다고 보지 않는다. 이번 강연을 계기로 전농과 농협의 교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비판적 농민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농협에 깊숙이 스며들게 해, 임직원들이 농협개혁의 주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우리가 매섭게 농협을 비판하고 있지만 농협은 농업에 그리고 국민경제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좀 더 분발해 농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농협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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