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국 153개 RPC 올해 적자 272억원 전망

3년째 적자로 누적적자 917억원 … 수매가 하락으로 쌀농가 피해 예상

  • 입력 2016.08.12 10:18
  • 수정 2016.08.12 10:2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협중앙회의 153개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올해 적자가 27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농협의 RPC 상반기 가결산 자료에 의하면 농협은 전국 153개 RPC에서 6월말 기준 20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연말 기준 예상적자는 272억원이다.

농협 RPC는 2014년 305억원, 2015년 3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예상적자를 합할 경우 917억원에 달한다.

적자의 주요 요인은 2015년산 쌀값의 역계절진폭(비수확기의 쌀값이 전년 수확기 때보다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된 점을 꼽고 있다. 지난 7월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당 14만2,524원이다. 이는 지난해 수확기(10〜12월) 평균 가격 15만2,158원보다 6.3%(9,634원) 낮은 수준이다.

적자를 기록한 2014년 역계절진폭은 4.1% 2015년 4.6%였다. 올해는 산지 쌀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1월 3.9%, 2월 4.4%, 3월 5.0%, 4월 5.2%, 5월 5.4%, 6월 5.8%로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수매를 평년보다 낮은 가격에 했음에도 쌀 소비가 줄다보니 올해에도 적자가 예상된다”며 “역계절진폭이 확대되는 점도 문제지만 쌀 소비량의 감소, 6월기준 전년 동기 대비 재고미가 6만톤이 더 쌓여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3년째 이어지는 누적적자로 인해 문을 닫는 RPC가 속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 RPC가 누적된 적자를 이유로 수매가를 하락시킬 경우 쌀 농가에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특별한 기상이변이나 병충해, 태풍 피해가 없었던 만큼 풍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곡이 쏟아져 나올 경우 쌀값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 수확기 쌀값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한편, 장경호 농업농촌연구소 녀름 소장은 농협의 RPC 적자 자료에 대해 “쌀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농협이 매입을 줄이고 수탁판매를 늘릴 텐데 그런 용도로 쓰기 위한 자료”라며 “농협 RPC 누적적자 자료와 함께 매입과 수탁판매 비율도 함께 봐야 농협 RPC의 경영상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입의 경우 농민이 농협에 쌀을 팔고 나서 가격이 떨어질 경우 그 손해를 농협이 부담하지만 수탁판매의 경우 가격이 떨어지면 농민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장 소장은 이로 인해 쌀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농협이 수탁판매 비율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