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용 밀 수입에 ‘미승인 유전자변형’ 주의보

아르헨티나산은 평택항에서 폐기‧반송 … 미국에서는 재배지 발견돼

  • 입력 2016.08.02 13:38
  • 수정 2016.08.05 11:30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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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전자변형(GM)밀 검출이 계속되고 있어 철저한 검역이 요구된다. 지난달 12일 평택항을 통해 수입된 아르헨티나산 사료용 밀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가 검출된데 이어 28일에는 미국 워싱턴의 한 휴경지에서 GM밀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박봉균, 검역본부)는 지난달 12일 아르헨티나에서 수입된 사료용 밀 7만2,450톤을 정밀 검사했다. 그 결과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변형물질(MON71800)이 발견돼 25일 전량 폐기·반송 조치했다.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수입된 사료용 밀 3,559건 가운데 유전자변형물질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역본부는 향후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아르헨티나산 밀에 대한 검역을 현행 선박별 1kg 이상 시료 검사에서 선박 내 창고별 1kg 이상 시료 검사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 아르헨티나에는 미승인 GM밀 유입경위와 우리나라로 수출 시 미혼입 증명서 부기를 요구한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재배나 판매를 목적으로 승인된 GM밀 계통이 없음에도 재배·생산돼 수출까지 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밀은 식용과 사료용 구분이 종류가 아니라 품질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산 GM밀이 어디에선가 소비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농무성 동식물위생검사국(APHIS)이 워싱턴 주의 한 농장에서 미승인 GM밀(MON71700)이 발견됐다고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식약처는 해당 표준물질과 검사방법을 확보해 유전자변형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미국산 밀과 밀가루에 대해서만 통관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올해는 미국산 사료용 밀 수입이 전무한 상태로 8월까지 수입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산과 미국의 미승인 GM밀은 품목명이 MON71800과 MON71700으로 삽입위치만 다를 뿐 동일한 유전자가 사용됐다. 이는 1998~2005년까지 미국 농무성의 허가를 받아 몬산토에서 시험 재배하던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GM밀’과 유사한 계통이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는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MON71800은 몬산토가 실험재배 후 전량 폐기했다고 밝힌 품종이라며 ‘지구상 어디에도 상업적 목적의 GM밀은 재배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식약처에서는 워싱턴 주에서 발견된 미승인 GM밀은 국내 수입과정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상업 재배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MON71800과 달리 국내 검역과정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MON71700의 표준물질과 검사방법은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는 “미국과 몬산토는 GM밀의 모든 정보를 상세히 공개해야한다. 종자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 어디서 어떻게 재배돼 수출까지 이르게 됐는지를 밝혀야할 것”이라며 “국내 GM밀 감시체계를 더욱 철저히 갖출 필요가 있다. 특정국 대상의 한시적 조치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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