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때문에 친환경 참외 농가도 전전긍긍

전자파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참외 농사에 악영향 끼칠까 우려

  • 입력 2016.07.24 11:36
  • 수정 2016.07.24 11:3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성주군에 배치되는 사드로 인해 친환경 농가들도 근심이 크다. 성주엔 약 20여 곳의 친환경 농가가 있다. 전부 참외농사를 짓는다. 그들은 정부의 이렇다 할 지원 없이 사실상 자생적으로 성주를 ‘참외의 고장’으로 만들어 낸 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부심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근심으로 바뀌었다.

지난 19일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배치 철회 요구 경북농민 기자회견 장소에서 만난 이일웅(48·성주군 대가면 용흥리) 씨. 그는 유기농 참외농사를 20년 간 지었다. 그는 사드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전자파와 소음이 참외농사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했다.

“사드 배치가 참외농사에 끼치는 악영향 중에서도 생태계 교란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전자파와 소음으로 인해 꿀벌이나 칠성무당벌레 등 곤충이 최고로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저 같은 참외농가는 100% 꿀벌로 수정을 하여 참외를 재배한다. 또한 칠성무당벌레는 진딧물 등의 해충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곤충들이 전자파에 어떤 영향을 받아 참외농사에 피해를 입힐까 걱정이다.”

실제로 휴대전화 전자파로 인해 꿀벌의 항법비행기관이 영향을 받아 꿀벌들이 전자파 없는 곳으로 이동한 실험사례가 있고,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확장 시 발생한 교통소음의 영향으로 인근 꿀벌들이 집단 폐사한 사례도 있다. 이미 사드 레이더가 배치된 일본 교토부 교탄고 시 교가미사키 기지에선 전자파로 인해 주민들이 어지럼증을 느끼고 엄청난 소음에 시달린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국방부는 사드의 전자파와 소음 등에 대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발표하고 있다. 성주군 양봉협의회 윤지훈 회장은 이에 대해 “최소한의 환경영향평가도,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작업도 없이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말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일웅 씨는 또한 “전자파와 소음 문제는 아직은 우려 단계이지만, 이미 성주 참외에 대해 ‘사드참외’, ‘전자파 참외’ 식의 소문이 퍼져 벌써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그래서 판매 문제에 있어서도 걱정스럽고, 지금 거의 모든 농가들이 내년 참외 판매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파와 소음 문제에 앞서, ‘친환경 성주 참외’의 이미지 자체가 엄청난 훼손을 입었다는 뜻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