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방우유 시대, 가격논란부터 없애자

“추가공정 때문에 비싸다” 설득력 떨어져

  • 입력 2016.07.17 11:24
  • 수정 2016.07.17 11:45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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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화되는 백색시유 소비 부진으로 국내 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저지방우유 시장 확대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저지방우유 시장의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는 수년 전부터 제기되고 있는 가격 논란에 먼저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RI에 따르면, 국내 백색시유 판매액은 1조3,135억원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2014년 5월 판매액이 1조3,84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저지방우유 매출은 2,822억원으로 2014년 2,622억원, 2015년 2,617억원보다 늘었다. 저지방우유 판매비중도 21%로 2014년부터 매년 1%씩 증가하고 있다.

유업체에서도 저지방우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저지방우유 판매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는 것을 비추어볼 때 국내 시장을 확대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생크림·버터 품귀현상의 대안으로 저지방우유 생산 확대가 제기되기도 했다.

저지방우유의 유지방함량은 1~2%로 일반우유 3.5% 보다 낮다. 저지방우유 소비 확대로 생산을 늘리면 추출되는 유지방도 많아져 생크림과 버터의 생산량도 더불어 늘릴 수 있다는 이론이다.

다만, 저지방우유 소비기반이 확대되려면 일반우유보다 10% 가량 높게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격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저지방우유는 프리미엄우유로 인식돼 일반우유보다 비싸다. 해외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지방 함량이 적은 저지방우유의 가격이 일반우유보다 저렴하다.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미국, 영국, 태국 등은 일반우유, 저지방우유, 무지방우유의 가격이 동일하고 일본은 유지방함량이 적을수록 소비자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일부 마트에서 우유를 할인판매하면서 일반우유와 저지방우유가 같은 가격에 판매되기도 하지만, 추가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는 게 유업체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시장이 작아 생산량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판매가 확대되면 일반우유와 가격 차이가 줄어들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계 전문가들의 풀이는 다르다. 원유를 일반우유로 만들 때는 표준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표준화란 원유에 4.4% 가량 함유된 유지방을 3.5%로 낮추는 과정이다. 원유의 유지방함량은 평균 4.4%로 유지방함량이 낮아지는 여름철에도 3.7%로 일반우유보다 높다. 따라서 저지방우유를 만들 때는 일반우유를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유지방만 조금 더 빼면 되기 때문에 추가공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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