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쌀 수입 중단하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하라!”

농식품부 밥쌀용 쌀 2만5,000톤 입찰공고에 농민들 긴급기자회견

  • 입력 2016.05.29 04:00
  • 수정 2016.05.30 08:53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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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 농민들이 aT 나주 본사 앞에서 밥쌀 수입 중단 구호를 외치고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농번기인 지난 27일 농민들이 잠시 일손을 놓고 aT 나주 본사 앞에 모였다. 같은 날 오전 기습적으로 밥쌀 수입 입찰공고를 낸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서였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은 지난 27일 2016년 TRQ쌀 4차 구매로 밥쌀용 쌀 2만5,000톤과 가공용 쌀 4만1,000톤을 오는 6월 7일 공개 입찰한다고 밝혔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도 홈페이지에 ‘4차 TRQ 쌀’ 구매입찰을 공고했다. 이에 같은 날 오후 2시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전북도연맹은 농민대표로 aT 나주 본사 앞에서 밥쌀 수입 저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긴급기자회견에는 농민단체 외에도 전남진보연대, 전남교육희망연대, 민주노총 전남본부, 전남도의원 등이 함께 농민들의 외침에 힘을 실었다.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밥쌀 수입 저지를 위해 aT 나주 본사 앞에 모인 농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가장 바쁜 농번기에 밥쌀용 쌀 수입을 강행하는 정부에 분노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기자회견에서는 △밥쌀 수입 즉각 중단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쌀값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박근혜 정권은 지난해 11월 14일 쌀 수입 중단을 호소하다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수사는 하지도 않고 다시 밥쌀을 수입하려 한다”며 “한국 농민이 죽어가는 것은 외면하면서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밥쌀 수입을 강행하는 박근혜 정권은 고 정광훈 의장의 말처럼 미국의 쌀 판매과장에 불과하다”고 잘못된 식량정책을 비판했다.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 의무가 사라진 지난해에도 3차례에 걸쳐 밥쌀용 쌀 6만톤을 수입했다. 이로 인해 쌀 재고가 증가하면서 쌀값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17만원이던 쌀값을 21만원까지 회복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집권 뒤 오히려 쌀값은 14만원대로 추락했다.

여기에 정부는 쌀 재고 증가의 원인을 ‘소비부진’과 ‘과잉생산’으로 돌리며 농민들에게 쌀 재배면적을 3만ha 줄일 것을 강요하고 있다. 3만ha에서 생산되는 쌀은 15만톤 정도로 정부가 2015년 수입한 밥쌀용 쌀 12만톤에 상응하는 양이다. 그럼에도 농식품부는 WTO 국제규범과 513% 관세율 검증협의 상황, 국내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일정수준의 밥쌀용 쌀 수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상규 전농 전북도연맹 의장은 “20대 국회가 개원하지 않았는데 밥쌀 수입을 강행하는 것은 국회조차 무시하는 전형적인 독단과 불통행정”이라고 꼬집으며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것은 밥쌀용 쌀 수입이 아니라 반년 째 누워있는 백남기 농민을 찾아가는 것이며 국가폭력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민점기 민주노총 전남본부장도 “농민들의 밥상을 빼앗고 식량주권을 팔아먹는 데 앞장서는 aT를 규탄한다. 정부의 의지로 우리나라의 식량주권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 농민대표들이 허수아비에 입힐 쌀포대에 소원을 담은 글을 적었다.

밥쌀용 쌀 수입 저지 발언을 마친 농민들은 ‘쌀 수입 중단하라!’, ‘박근혜 정권 퇴진’ 등 농민들의 목소리를 적은 쌀포대를 허수아비에 입히고 불에 태우며 밥쌀용 쌀 수입 반대 입장을 공고히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도 밥쌀용 쌀 수입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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