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200일, 농촌 현실은 여전하다

  • 입력 2016.05.27 11:06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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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르고 떨어지는 쌀값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달 15일 기준 정곡 20kg 산지 가격은 3만5,989원이다. 끝이 안 보이는 하향곡선이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5월 안에 밥쌀 수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15년 논벼 생산비는 10a 당 69만1,869원으로 지난해보다 4.1% 하락하고 유례없는 대풍으로 생산량도 늘었다. 하지만 이런 조건 속에서도 농가 수입은 오히려 하락했다. 쌀값 폭락 때문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쌀 농가 소득은 쌀값 폭락으로 인해 1㏊ 당 560만9,660원으로 2014년 615만2,170원에 비해 8.8%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성 봄감자, 썩어 물량 없는데 가격 폭락까지 

현재 보성군 농민들은 봄감자 첫 수확으로 분주하다. 하지만 봄비가 자주 와 감자가 썩어버리면서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가격마저 폭락하면서 농민들의 속을 썩이고 있다. 

득량면 비봉리의 박종녹(62)씨는 “비가 와서 감자가 썩어버려 수확량이 없다. 양이 많지 않아 가격은 굉장히 좋을 줄 알았는데 너무 형편없다. 20kg 상자에 1만8,000~2만원이다. 인건비 주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상태”라며 “감자와 쪽파 2기작을 하는 농가가 많다. 쪽파 가격도 좋지 않은데 감자 가격마저 기대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조계봉(78)씨도 “가격이 안 좋은 이유를 우리가 아요. 농민은 죽이고 도시민은 살리려니 죽겄소. 나이들은 다 70 넘었고 일할 사람도 부족하고. 원래 10박스 나오는 거 3박스밖에 안 나와요”라고 한숨을 쉬었다. 

조중환(47)씨는 “평소에 감자가 2평에 한 박스가 나왔다면 올해는 6~7평에 한 박스가 나온다. 천재지변에 의해 물량이 덜 나올 수는 있는데 가격까지 안 좋다. 소비자 물가가 안 좋아서 그럴 수도 있고 FTA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올해 첫 작업인데 원래 2만5,000~3만원 나와 줘야 중반에 1만~1만5,000원이 나오는데 올해는 처음부터 1만원대다. 쪽파도 전국적으로 재배 면적이 늘어나서 가격 전망이 없어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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