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무논점파 확산 … “현실성 없다” 비판도

이모작 어렵고 논 수평 맞추기 힘들어 문제

  • 입력 2016.05.13 10:13
  • 수정 2016.05.13 10:23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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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 지난달 26일 전북 전주시 소재 국립식량과학원의 벼 시험포장에서 무논직파 파종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정부와 농협이 못자리가 필요 없는 벼 무논점파를 지속적으로 홍보 및 권장하고 있다.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초기 생육이 우수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농민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무논점파는 파종 하루 전 논의 물을 빼고 최아종자를 균일하게 점파하는 방식으로, 도복·잡초성 벼 발생 등 기존 직파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벼 무논직파 재배기술을 개발해 2008년부터 보급했으며, 지난해에는 재배면적을 1만2,054ha로 확대했다. 

농협중앙회도 직파재배를 2020년까지 전국 벼 재배면적의 20%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총 50개 이상의 지역농협에서 직파사업을 실시하고 향후 200개 이상 농협으로 확대 추진키로 했다. 또 농진청 및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직파재배 매뉴얼을 보급하고 파종기 종자·비료·농약 등의 지원을 위해 무이자자금 5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농협에 따르면 직파재배는 육묘와 이앙을 동시에 해결해 이앙재배 대비 수확량은 비슷한 반면, 생산비용은 ha당 65만5,000원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병해충 발생률은 0.2~0.3%p 감소하고 도복에도 강하다. 또 작업노동시간은 35%까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무논점파 방식에 대해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효신 (사)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현실성 없는 얘기다. 직파 방식은 예전에 농민 사이에서 태평농법이라 불렀던 것으로, 일부 나이 많은 사람이나 친환경주의자가 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제초 문제도 심하고 이모작도 어렵다”며 “지금같이 쌀값이 폭락한 상황에서는 이모작이 필수인데, 무논점파를 하게 되면 이모작도 어려워진다. 무논점파는 5월에 씨를 뿌리지만 조사료 수확은 5월 말, 보리는 6월 초에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남 산이면에서 무논점파 방식으로 벼 농사를 짓다가 담수직파로 돌아선 박진규씨는 “염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앙 재배 대신 정부에서 권장하는 무논점파를 해봤는데 논의 수평이 잘 맞아야 가능한 방식이더라”며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기도 해서 수평을 맞춰보려 했지만 아무리 해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지금은 담수직파 방식으로 벼 농사를 짓는다. 단점은 이앙 재배와 비교해 종자대나 제초제 값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앙 재배는 모를 심은 후엔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데, 직파는 잡초가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희석 농진청 농업연구사는 “과거 직파 방식으로는 수평을 맞추지 않으면 재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기술이 잘 돼 있어 수평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모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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