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에 문전옥답 내줬더니, GMO 날벼락이 웬 말!

  • 입력 2016.05.02 09:13
  • 수정 2016.05.02 09:22
  • 기자명 여성만 완주 이서 정농마을 GMO 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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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완주 이서 정농마을 GMO 대책위원장]

지난달 29일 농촌진흥청 인근 완주 혁신도시에서 열린 GM벼 상용화 반대 전북도민 행동의 날에서 여성만 완주 이서 정농마을 GMO 대책위원장이 낭송한 인사말 전문을 기고했다.

▲ 여성만 완주 이서 정농마을 GMO 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전북 완주군 완주혁신도시 내 농촌진층청 후문 앞에서 열린 GM벼 상용화 반대 전북도민 행동의 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혁신도시 농촌진흥청 바로 옆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고 있는 농부 여성만입니다. 농촌진흥청이 완주 이서에 이주해온다고 할 때 우리 주민들은 평생 일구어온 문전옥답을 한국농촌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이웃에 들어선 농진청과 상생하며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살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농진청에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재배한다니요. 그것도 우리 마을 코앞에서 말입니다. 평생 일구어온 문전옥답을 선뜻 내주었더니 GMO 시험포로 범벅을 만들어버렸습니다. GMO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많고 국민의 80%가 여전히 불안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이 시점에 농진청이 앞장서서 GMO를 연구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GMO 연구 재배는 안전하며 농민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떠벌리고 있습니다. 농진청과 마을 경계에 철조망 하나 쳐놓고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철조망 하나 사이로 농진청 안에서 시험재배 한다면 결국 이서가 아니 완주, 전라북도가 GMO재배단지가 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 여성만 완주 이서 정농마을 GMO 대책위원장. 한승호 기자

농진청은 계속 거짓말만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GMO 연구단지는 사과단지밖에 없다고 하더니, 정보공개 요청을 해보니 이서에서 네 군데, 전주에서 다섯 군데, 총 아홉 군데에서 200여개가 넘는 품종을 연구한다고 말을 바꿉니다. 이 말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온통 농진청을 GMO로 범벅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농민을 위한다구요? 쌀이 남아돌아가 쌀값이 폭락하고 있는데 쌀 증산을 위해 GM쌀을 재배한다니, 그것은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을 배반하는 행위요, 반역하는 행위입니다. 장사하는데도 상도덕이 있듯이 농사에도 이웃끼리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서로 배려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 우리의 오랜 농촌 민심이요 전통입니다. 그런데 농진청은 상식도 예의도 없는 폭력배 집단입니까? 우리 주민이 동의하지 않은 GMO 재배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큰일입니다. 전라북도가 GMO 공화국이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이웃 김제에 종자특구 단지에 GMO 종자 회사들 대다수가 몰려온다는데 말입니다. 이서면 역사상 최대 위기이며 비상사태입니다.

농촌의 진흥을 위하여 존재할 농진청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농민을 반역하는 GMO 재배 행위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목숨을 걸고 반대해야합니다.

어떤 분이 농진청이 하는 짓을 개탄하는 소리로 농촌진흥청이 아니라 농촌망할청이라 하더군요. 허튼 말이 아닐 겁니다. 농진청에서 GMO가 재배되는 날 우리 농업은 황폐해져 다 망할 것입니다. 친환경 유기농업은 순식간에 무너질 것입니다. 순수 우리 토종종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슈퍼잡초, 슈퍼해충, 슈퍼박테리아가 발생되어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게 됩니다. 민감한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에 대한 불신으로 가뜩이나 수입농산물로 어려움을 겪던 농촌 경제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입니다. 이렇게 정말 뻔한 결과를 농진청이 진정 외면한단 말입니까? 우리 농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외국 다국적기업 농식품 회사만 배불리는 일에 앞장서기 위해 우리 쌀을 유전자조작하다니 이런 멍청하고 정신나간 짓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냥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우리는 농촌진흥청이 농촌망할청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농진청의 주인은 우리 농민들입니다. 농진청이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GMO 재배를 밀어 붙인다면 우리가 혼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농진청을 해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다같이 힘을 모아 단결합시다. 오늘의 이 집회가 끝이 아니라 농진청이 제정신으로 돌아올 때까지 끝까지 투쟁합시다.

저는 요즘 인근 마을을 순회하며 주민과의 사랑방 간담회를 진행해왔습니다. 얼마 전 MBC에서 방영된 아르헨티나 ‘차코주의 눈물’이 곧 ‘이서의 눈물’이 될 수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으며, 많은 주민들이 호응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근 지역 주민들과 조직적으로 결합하여 투쟁해나갈 것입니다. 농민단체, 소비자단체, 모든 사회단체가 하나로 연대하여 결합력을 발휘해서 GMO가 이 땅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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