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대 국회, 백남기 농민 문제 해결 나서야

  • 입력 2016.04.22 13:31
  • 기자명 박경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여소야대’라는 결과로 민심이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의미있는 결과였지만 농민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농민 국회의원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선 민중연합당 후보로 출마한 농민후보를 전농 후보와 전농 지지후보로 선정하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당선이라는 결실을 맺진 못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에서 농민 비례대표로 출마한 김현권 더민주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당선 안정권이었던 만큼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어찌됐든 농민출신 의원이 한 명은 있는 셈이다.

백남기 농민 문제가 5개월을 넘겼음에도 사태해결이 난망한 만큼 농민들의 20대 국회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벼랑 끝에 내몰린 농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농업정책의 변화도 시급하기만 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김현권 당선자는 지난 18일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에 마련된 백남기 농민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날 김 당선자를 만난 농민단체 대표자들은 “백남기 농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20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농정의 한 가운데에 백남기 농민이 있어서다. 이에 화답하듯 김 당선자도 이른 바 ‘백남기법(국가폭력 가중처벌법)’의 제정과 문제해결을 위한 당선자 자리도 마련할 뜻을 밝혔다.

전북 김제에서 올라온 한 농민은 “(당선자에 대한)기대가 크다. (농민 국회의원이)없으니까. 지역에 국민의당 의원이 있다고 하지만 시한부 정당 비슷하게 느껴진다”며 솔직한 심경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초선의원이지만 열심히 해서 (농민의)가교역할도 하고 정책대변인도 해서 제2의 강기갑 못지않다는 말을 들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난 20일은 24절기 중 6번째 절기인 ‘곡우(穀雨)’였다.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으로 한해 중 모심기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날이다. 곡우에 맞게 밤부터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못자리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마음도 한결 수월해졌을 터. 20대 국회가 백남기 농민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억눌린 농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셔줄 소낙비가 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