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 피해조사 다시 해야 … 조직력 강화에 힘쓸 것”

인터뷰 l 현호성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

  • 입력 2016.03.13 14:12
  • 수정 2016.03.13 15:05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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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지난 8일 제주도농업인회관에서 만난 현호성(55) 전농 제주도연맹 신임 의장은 이날 오후에 열릴 냉해 피해 대책 촉구 농민대회 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마주 앉은 현 의장은 월동작물 피해에 대한 도의 현실적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제2공항 건설, 한-중 FTA 비준 등 제주 지역현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다.

▲ 현호성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올해 초부터 제주월동작물 냉해 피해에 대한 농민들의 대책마련 목소리가 높다.

밀감의 경우 도에서 시설 및 과수 피해에 대해 산지폐기 형식으로 지원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무 같은 월동채소는 대파비를 지원하는 정도로 마무리하려고 해서 농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다시 농사지어서 가정경제 이끌고 자식교육 시켜야 하는 농민들 입장으로는 사실 말도 안 된다. 지난 4~5년간 월동채소 가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 큰 재해까지 당하고 보니 농민들이 너무 힘들다. 그럼에도 농정당국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

도청은 농민들의 실질적인 피해보상 요구를 거부한 것처럼 보이는데?

제주도 전역을 예로 든다면 성산 지역은 드물게 밭떼기 거래도 이뤄진 곳이 있어서 피해가 좀 덜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영농이 갖고 있는 물량이 더 많다. 상인에게 판 것은 극히 일부고 생산자가 갖고 있는 양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특히 대정, 구좌 지역은 냉해 피해가 심각한 데 뚜렷한 대안마저 없다. 도청은 피해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등 지역현안도 만만치 않다.

공항 건설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항부지 150여만 평 중 약 75%에 해당하는 온평리의 경우는 삶의 터전 문제다. 신산리 난산리 수산리 지역 또한 반대 목소리가 크다. 개인적으로 태어나서 지금껏 50여년 넘게 온평리에서 살았는데 고향을 떠나 어디로 가서 농사지을 수 있겠는가. 이는 결코 보상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도연맹 의장을 맡지 않았다면 마을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을 것이다. 공항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 4개 마을이 모두 뭉쳐서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본다.

한-중 FTA 국회 비준 이후 농민들의 위기감도 더할 것 같다.

한-중 FTA는 제주도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FTA로 본격적인 농산물 수입이 이뤄지면 제주농업은 살아남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그 넓은 땅덩어리와 경쟁이 되겠는가. 정부가 내놓은 FTA 피해 지원 대책도 대책이라 볼 수 없다. FTA 유예기간 동안에 농사짓다가 농업을 접어야 하는 현실이 오지 않을까 불안하다.

도연맹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사업은 무엇인가?

제일 먼저 조직력 강화에 힘쓰고 싶다. 지역을 수시로 다니며 농민회 조직을 탄탄히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제주 민중의 힘을 강화시키는 게 목표다. 농민을 억압하는 권력에 대항하려면 우리 힘부터 제대로 키워야 한다.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긴 하지만 맡은 바 이상 도연맹을 잘 이끌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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