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월동채소 공급 독점도 옛말

[제주농업의 특징]초창기 감귤 잇는 소득작목 ‘각광’ … 기후변화·수입농산물로 매년 몸살

  • 입력 2016.02.05 15:11
  • 수정 2016.02.05 15:47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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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제주도는 온화한 기후로 겨울채소 공급지 역할을 담당했다. 봄부터 가을까지 육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국민들의 채소를 공급했다면, 꽁꽁 언 육지의 겨울은 ‘휴식’을 취하고 남부지역 일부와 따뜻한 제주의 땅에서 자란 채소가 국민들에게 공급됐다. 때문에 제주도 농업에서 감귤은 제1 소득작목이고, 그 다음이 월동채소였다.

감귤 폐원처분이 만든 제주 월동채소 확대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 2013년 8월 발표한 「제주지역 월동채소류 수급실태 및 가격안정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지역 총 경지면적 5만9,030ha(2011년 기준) 중 감귤 재배면적(41.3%) 다음으로 채소류 면적이 30.6%를 차지해 제주 농업에서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2011년 기준 전체 농산물 조수입 1조5,548억원 중 채소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35.7%로 6년 전인 2005년 25.1%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월동채소는 감귤 농사에 이은 ‘효자’농사였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다.

하지만 월동채소가 이만큼 증가한 것은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제주 전체농가의 86%를 차지했던 ‘감귤 농가’의 작목전환에도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그 공식이 성립되지만, 육지의 ‘쌀’과 견줄 수 있는 제주의 주작목이 감귤이다. 그러나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고, 오렌지 관세율이 50%로 낮아지면서 제주도는 감귤과수원에 폐원처분을 내렸다. 감귤농사를 대신할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 농민들은 월동채소 농사로 옮겨갔다.

▲ 제주도의 지역별 주산지는 크게 4개 지역으로 나뉜다. 북부는 양채류·근채류 위주의 채소류, 남부는 노지 및 시설 감귤, 동부는 당근·무·콩, 서부는 마늘, 양파를 주로 재배한다.

제주의 아열대성 기후조건은 열대과일과 월동채소 최적지로 각광 받았다. 제주의 대표적인 월동채소는 월동무, 양배추, 당근 등의 전통적인 농산물과 브로콜리 같은 양채류로 크게 나뉜다.

제주도의 2014년 주요 채소류 재배 면적은 최근 5개년 평균 재배면적 1만5,025ha보다 0.4% 감소한 1만4,968ha이다. 이 중 월동채소 생산은 2014년 산 기준으로, 양배추·월동무·당근의 경우 과거 5년간(2009~2013년) 평균 재배면적 7,478ha 보다 5.6% 증가한 7,921ha로 늘어났다. 전국 점유비율만 봐도 상당한데, 양배추·월동무·당근의 전국 점유비율은 2010년 양배추 40.7% 무 34.1%, 당근 64.7%였고 2014년에는 양배추 31.3% 무 23.5%이며 당근은 무려 81.9%를 차지하고 있다.

양채류 재배도 ‘제주’가 독보적 적지였으나, 온난화 영향과 새로운 작목에 갈증을 느낀 육지부에서도 생산이 늘고 있다. ‘서양에서 온 채소’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양채류는 브로콜리, 콜라비, 적채 등이 있고, 최근에 방울토마토 크기의 작은 양배추인 ‘방울양배추’ 등 새로운 품종의 양채류 재배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기후·수입농산물 … 제주 월동채소 몸살

하지만 겨울철 노지에서 재배하는 월동채소는 기상변화에 따라 생산량의 변화가 심하고, 유사 작목간 생산 대체관계가 있어 수급과 가격안정문제는 취약하다. 최근 지구온난화는 물론 늦가을 장마, 폭설 등은 월동채소 농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산지의 북상도 위협요소다. 식생활 변화로 각광을 받고 있는 ‘콜라비’만 봐도 제주 독점생산 체제가 무너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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