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조합장 전국 비율 10%면 중앙회도 개혁할 수 있다”

노종진 능주농협 조합장 “비판 넘어 참여로 교육내용 바꿔야”

  • 입력 2015.12.27 01:42
  • 수정 2015.12.27 01:43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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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3.11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엔 ‘농민조합장’을 내세운 후보들이 적잖게 당선됐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이 무너지고 지역농협을 둘러싼 환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이들 농민조합장의 고민도 깊어져 가고 있다.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여러 농민단체들이 농협개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에서 배출한 후보들은 오랜 현장경험을 살려, 또는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와 정책협약을 통해 공약을 만들어 농협개혁의 방향을 구체화했다.

▲ 노종진 능주농협(전남 화순) 조합장
노종진 능주농협(전남 화순) 조합장도 화순군농민회장 출신으로 농협개혁을 표방한 농민조합장 후보들 중 하나였다. 노 조합장은 지난 조합장선거에서 892표(54.58%)를 득표해 무난히 당선됐다. 그는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조합을 보니 조합원 중심이 아닌 농협 조직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것 같았다”며 “벼 수매가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등 조합원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합원 의사를 조합 영에 반영하려면 협동조합 교육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화순군농민회는 1년에 1~2회씩 협동조합 학교를 열고 협동조합 교육을 진행해왔다. 노 조합장은 “농협 내에 교육위원회를 만들었고 내년엔 신입조합원부터 교육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직원들도 2달에 1번씩 특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노 조합장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제 교육의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진 협동조합이 이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는 교육만 했다”라며 “농산물을 제대로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판매관리비는 어떻게 줄이고 협동조합의 협동가치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이 농협을 비판하는 시스템에서 협동조합 사업에 참여해 토론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합원 중심 사업운영에 대한 고민 역시 보다 구체화된 모습이다. 노 조합장은 “벼 수매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조합원 수매가를 지원하려는데 조합원 2,010명 중에서 벼 수매에 참여한 조합원이 400여명 밖에 안 된다. 다른 작목반의 반발도 있다”며 “65세 이상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 중 70%를 넘는데 이용고배당 중심으로 사고를 하다보니 조합원들 간 견해 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현재 지역농협 틀을 넘어 품목조합으로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노 조합장은 “당선은 쉽게 됐지만 올해는 사업을 안정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농협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협이 쌀을 비싸게만 사면 다가 아니다. 판매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같은 고민을 ‘조직적으로’ 하게끔 전농 차원의 정책 대안 마련을 당부했다. “회계감사 기능뿐 아니라 경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전국 조합장 중 10%만 농민조합장이 당선되면 중앙회도 개혁할 수 있다. 농민회가 조합 경영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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